이집트, 가자 남부에 대규모 난민촌 건설...이스라엘 공세 대비

      2024.02.17 08:00   수정 : 2024.02.17 08: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집트 정부가 이스라엘군의 마지막 대공세에 대비해 국경 인근에 대규모 난민촌을 짓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직 협상 가능성이 남았다며 이스라엘을 상대로 공세 연기를 촉구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집트가 가자지구 남쪽 시나이 사막에서 약 20㎢ 면적을 둘러싸는 콘크리트 방벽을 건설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지역은 여의도 면적(2.9㎢)의 약 7배에 달하는 크기다. 이집트 당국은 새로 설정한 방벽 안에 약 10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가자지구는 이집트 북쪽 국경에서 지중해 연안을 따라 좁고 길게 설정된 구역으로 한국의 세종시와 비슷한 면적(365㎢)이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같은달 27일부터 가자지구 북부로 침입해 하마스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북부와 중부를 평정하고 최남단 지역인 라파 일대를 포위하고 있다. 라파에는 충돌 전 약 230만명이었던 가자지구 전체 주민 가운데 약 140만명이 모여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이에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서는 피난민이 밀집한 라파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 작전이 시행될 경우 막대한 인명피해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마스를 경계하는 이집트는 하마스가 지난 2007년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점령하자 이스라엘과 함께 가자지구로 통하는 길을 봉쇄하고 가자지구 주민들의 유입을 막았다. 이집트 정부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받아들일 경우 대규모 난민 사태 및 하마스 병력 유입을 우려하면서 지난해 충돌 이후에도 가자지구 주민들의 입국을 허가하지 않았다. 또한 이집트 정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일부러 해외로 몰아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설립을 방해한다며 난민 수용을 거부했다. 이번에 건설하는 방벽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에서 난민을 임시 수용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달 하마스외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결렬되자 곧 라파에서 작전을 시작해 가자지구 전체를 평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네타냐후와 나흘 만에 전화 통화에서 라파 지역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믿을 만한 계획을 먼저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바이든은 민간인 대책 없이 군사지원을 강행하지 말라고 주장하면서 휴전 협상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유럽을 방문한 미 국무부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같은날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와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휴전을 언급했다.
그는 "매우 열심히 협상하는 과정에 있다"며 "그것에 매우 집중하고 있으며, 합의가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