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할 때 더 담자"...저점 매수 나서는 연기금

      2024.02.17 05:00   수정 : 2024.02.17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달 들어 연기금이 최근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던 2차전지나 소비 관련 주를 연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연기금의 저점 매수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들어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화학이다.

이달 총 20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 순매수액(3135억원)의 64%를 차지한다.
연기금의 매수세에 힘입어 LG화학은 이달 주가가 16.7% 뛰었다.

LG화학 주가는 지난해 주가가 크게 하락한 종목 중 하나다. 지난해 주가가 4월 82만5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연일 내리면서 지난달 22일 52주 신저가(38만7000원)를 기록했다. 약 9개월 사이 주가가 53% 하락했다. 하지만 이달 연기금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반등 중이다.

이달 들어 연기금은 LG화학 외에도 저점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연기금은 포스코퓨처엠을 2월 들어서 911억원어치 사들였다. 순매수 2위에 해당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1일 장중 24만50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52주 신저가(21만5500원)에 근접한 가격으로, 지난해 7월 기록한 연고점(59만8000원)과 비교하면 63.9% 하락했다.

설 연휴 이후에는 2차전지주에 대한 연기금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이달 13일부터 16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189억원), 에코프로비엠(184억원), 삼성SDI(146억원), 에코프로머티(133억원), 엘앤에프(124억원) 등을 사들였다.

2차전지 업체들이 이달 들어 연일 공급계약 체결 소식을 전해온 가운데,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던 리튬 가격이 안정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이달 GM(제너럴 모터스)와 25조원 규모의 양극재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오는 2026년부터 10년간 총 양극재 50만톤을 공급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14일 호주 리튬 생산 업체와 리튬 정광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산화리튬 가격(1개월 선물) 역시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톤당 1만325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9일(4만7039달러) 이후 지속해서 하향 곡선이었지만, 이달 들어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2차전지 외 연기금의 저점매수 ‘픽’은 LG생활건강이었다. 연기금은 LG생활건강 주식을 설 연휴 이후 4거래일 간 20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순매수 4위 규모다. LG생활건강 주가는 지난달 30만3500원까지 내리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2021년 7월 174만원에 육박, ‘황제주’ 자리에 올랐지만 이후 3년 사이 83%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 주가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더후 천기단 라인의 리뉴얼 제품이 중국에서 출시됐는데, 중국 선출시로 지난해 4·4분기 한국 면세점 채널에서 리뉴얼 이전 제품에 대한 출고가 보수적으로 이뤄지면서 면세 실적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비우호적 소비 환경에 더해 출고 조정이 겹치면서 뷰티 사업부에서 가장 높은 이익을 차지하는 면세점 채널의 실적 악화가 지난 4·4분기를 저점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연기금이 저점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기금 매매 방향에 연속성이 있다면 당분간 바텀 피싱(Bottom fishing)이 유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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