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이강인, 이강인" 국민 피로감 극심...홍준표 일침부터 KT 불매 운동까지

      2024.02.17 09:09   수정 : 2024.02.17 12: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휴식 시간마다 이강인 이야기를 듣고 있다. 평소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마저 그에 대해 "예의가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논쟁은 축구를 넘어 MZ세대와의 마찰 등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



#2.오래 전부터 손흥민의 팬이었던 40대 직장인 B씨는 최근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을 하며 화를 낸다. 대한축구협회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나라 망신이다." "이 기회에 대한민국 축구계가 바뀌어야 한다." 거창한 의제들이 난무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선수가 하루 아침에 '국민 밉상'으로 전락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대회는 지난 10일 개최국 카타르의 우승으로 마무리됐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아시안컵의 잔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은 이번 아시안컵 대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등 선배 선수들과 언쟁을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손흥민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비난이 거세졌다.

여전히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단순히 축구계의 일만으로 그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논쟁이 이어지며 각계 각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가) 대표 선수도 싸가지 없는 사람, 겉멋에 취해 헛발질을 일삼는 사람은 정리하라"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정치권에서 소위 싸가지 없다는 비판을 받으면 능력 여하를 불문하고 퇴출된다"며 "축구나 스포츠계에서도 그런 논리는 그대로 적용된다. 둘 다 국민정서를 바탕에 둔 세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기업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이강인과 광고모델 계약을 맺거나 후원하고 있는 상황이 많아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이다.

이강인을 전속모델로 기용한 치킨브랜드 아라치는 최근 일부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라치의 공식 SNS에 "이강인이 보기 싫다. 광고 내려 달라."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불매 운동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19년부터 6년째 이강인을 후원하고 있는 KT도 고심에 빠졌다. "모델 교체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라며 신중한 공식입장을 보였지만 이강인을 모델로 기용한 프로모션을 조기 종료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강인 소속 구단인 파리 생제르맹과 스폰서십을 체결한 파리바게뜨도 이번 사태의 영향력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위르겐 클리스만 대표팀 감독은 1년도 안 돼 경질됐다.
대표팀 불화설에서 시작된 논란은 사회적 문제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강인 측은 조만간 직접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강인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서온은 "언론 보도 중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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