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미혼 "배우자와 자녀 없는데 20년전 가입한 종신보험 그대로 둬도 될까"
2024.02.18 05:00
수정 : 2024.02.18 19:16기사원문
A. 45세 A씨의 월 수입은 260만원이다. 이와 별도도 연간 비정기수입이 800만원 들어온다. 월 지출도 역시 260만원이다. 고정비가 93만원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금(58만원), 통신비(10만원), 보장성보험료(10만원), 후원금(10만원), 모임비(5만원) 등 합산액이다. 변동비는 관리·공과금(25만원), 식비·생활비(40만원), 교통비(8만원), 용돈(15만원) 등을 합쳐 88만원이다. 저축은 연금저축(20만원), 변액연금(30만원), 상장지수펀드(ETF·29만원) 등 79만원씩 하고 있다. 연간비용은 800만원이다.
자산으로는 예·적금(3500만원), 투자자산(1500만원), 연금자산(2700만원), 거주아파트(5억5000만원) 등이 있다. 예상 퇴직연금은 6000만원이다. 부채는 1억1000만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 후 질병 관리는 필수다. 소득이 줄어드는 기간인 만큼 생활비 외 의료비에 대한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인 건강수명은 73세로, 기대수명(82.7세)보다 9.7년이 낮다. 10년 정도는 병을 앓다가 사망한다는 의미다.
이 때 '기본 생활비'와 '의료비'를 분리해야 한다. 우선 전자는 현재 '고정비+변동비+비정기 지출'을 기준으로 따져 월평균으로 책정해본다. A씨의 경우 △은퇴 전 주택담보대출을 상환 △건강지역보험료 20만원 추가 △보장성보험료 일부 납입 완료 △변동비·비정기 지출 동일 등을 가정할 때 월 21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이 100만원이라면 110만원이 부족한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택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주택연금을 정액형 종신형으로 택하면 현재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65세부터 130만원가량 수령이 가능하다"며 "25년이라면 약 3억9000만원의 저축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65세부터 85세까지 사적연금으로 월 50만~70만원의 현금흐름을 만들면 기본 생활비를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
부채 상환 계획도 세워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을 지금처럼 월 58만원씩 갚으면 은퇴시점의 잔액은 약 5500만원이다. 현재 금융자산(5000만원)으로 상환할 수도 있고, 다시 월 29만원씩 15년간 ETF 투자금액으로 분할 상환하는 방법도 있다. 전액 상환하고 남은 자금은 여가생활 및 기타비용으로 쓰면 된다.
의료비에 대비하기 위해선 현금 재원을 갖춰야 한다. 실비를 제외한 본인 부담 비용으로는 외래, 간병, 요양 등이 있는데 이때 간단한 약값과 병원 진료비 정도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장기 입원이나 재활 및 간병이 요구될 땐 상당한 자금이 필요해서다. 모든 질병에 대한 보장성보험을 가입할 수도 없다.
종신보험에 대해선 보장특약이 끝나는 시점에 해약을 고려하라고 제안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A씨가 20년 전 납입한 보험료는 2300만원이다. 80세 이후엔 보장특약이 소멸되고, 사망보험금 1억원만 남는다"며 "문제는 이 돈을 남길 가족이 없는 데다 의료비도 부족하기 때문에 해약환급금을 찾는 게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A씨와 달리 가정이 있다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보험은 해지시 손해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입 대비 보험료 지출 부담이 막중하지 않다면 대체로 유지를 선택하는 이유다. 월 수입 대비 보장성보험료 비율로는 5~8%가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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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