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올해 연체율 상승…“부실채권 매각도 난항”
2024.02.19 11:08
수정 : 2024.02.19 11: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초 연체율이 다시 6%대에 진입한 새마을금고가 건정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매각에 나섰지만 가격과 인수 조건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고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맺은 ‘새마을금고 건전성 감독 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따른 세부 검사 방식도 협상해야 한다. 농·수·신협같은 다른 상호금융기관처럼 상·하반기 1회씩 재정상황 등을 공개하기로 한 새마을금고는 오는 3월 지난해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부실채권 1조원 매각 난항·건설 대출로 연체율 ↑
19일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지난달 말 기준 연체율은 6%대에 진입했다.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상반기 말 연체율은 5.41%였지만 올해 초 다시 6%대로 상승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상호금융권의 평균 연체율은 2.80%에 불과했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치솟은 것은 부동산 경기 불황이 가속화된 지난 2022년 연말(약 3.59%)부터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과정에서 부실이 커진 지역금고를 우량한 지역금고와 통폐합하거나 일부 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연체율을 관리해왔다. 그럼에도 연쇄예금인출(뱅크런) 현상이 나타나자 지난해 7월 정부는 예금 재예치 고객 대상 비과세 혜택 등을 발표하면서 사태 해결에 나섰다. 이후 꾸려진 범정부대책단과 혁신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새마을금고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게됐다. 또 3조원 가량의 부실채권을 1조원은 손자회사인 MCI대부, 2조원은 캠코에 매각하기로 했다.
캠코에 매각을 계획한 2조원 가량의 부실채권 중 1조원은 지난해말 매각을 완료했지만 연체율은 소폭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난망한 상황에서 건설 관련 대출이 연체율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새마을금고는 나머지 1조원 가량의 채권도 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캠코와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 검사 세부방식도 '미정'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는 이르면 오는 3월 새마을금고에 대한 첫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융위와 행안부가 이달 초 맺은 ‘새마을금고 건전성 감독 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검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검사의 수위와 범위에 대한 세부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금감원 측에서는 새마을금고 내부전산망을 금감원과 연결해 상시 감독하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일부 정제된 자료만 제출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부 협약이 마련되는 대로 검사할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한 올해 연체율은 더 빠르게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
새마을금고도 캠코 외 다양한 연체채권 매각 통로를 검토하고 있다. 가격, 인수조건 등을 두고 매각 협상이 길어지는 만큼 연체율도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매각처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캠코와 공동 출자한 부실채권 펀드인 ‘새마을금고 금융안정 지원펀드’나 MCI대부 매각 추진 등을 통해 연체율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