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혈투 시작되나...삼성 차세대 '마무리 투수'로 TSMC 출신 기용

      2024.02.20 17:40   수정 : 2024.02.20 17: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영입한 TSMC 출신 고위 임원을 반도체 전선의 최전방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개발의 최종 단계인 패키지 기술 개발에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HBM은 D램을 쌓는 적층 기술이 핵심인 만큼 패키징 등 후공정 기술이 제품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에서 '추격자' 삼성전자가 역전의 발판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삼성전자가 영입한 TSMC 출신 린준청 어드밴스패키지팀(AVP) 개발실 부사장이 6세대 제품인 HBM4 개발에 합류했다.

린 부사장은 삼성전자 천안사업장에서 2025년 시제품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HBM4 12단·16단 제품 생산에 필요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비롯한 각종 선단 패키지 기술을 연구·개발(R&D)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6년 HBM4 양산을 목표로하고 있다.


삼성전자 린 부사장은 자타공인 업계 최고의 패키징 전문가다. 현재 TSMC가 강세인 3차원(3D) 패키징 기술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린 부사장은 19년간 TSMC 재직 후 미국 마이크론에서 HBM 어드밴스드 패키지 R&D 조직과 파일럿 라인 구축을 담당했으며, 3세대 제품인 HBM2E(4단·8단·12단)의 개발과 생산을 총괄하며 마이크론의 HBM 진출을 도운 것으로 전해진다.

린 부사장이 개발을 이끄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은 고용량·고적층 HBM에 필수적인 기술로 기존 마이크로범프로 칩과 칩을 수직 적층했던 것과 달리, 구리를 통해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현재 HBM은 기존 방식으로 최대 12단까지 쌓을 수 있으나 16단 이상 적층에는 △신호 전달 지연 △전력 소모 △휨 현상 등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이 이런 HBM 한계를 타개할 '열쇠'로 주목 받으면서 업계에서는 차세대 HBM 제품 개발의 성패를 가를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린 부사장을 주축으로 천안사업장에서 구리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4 관련 패키지 기술 개발 박차를 위한 경력사원 모집에 나서며 관련 인재풀 확대에도 나섰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 직속 조직인 AVP팀은 △HBM 패키지 공정 아키텍쳐 △고성능컴퓨팅(HPC)·인공지능(AI)·서버향 HBM 패키지 개발 △HBM 패키지 수율향상 등 직무에서 인재를 채용 중이다. 인적 투자에 이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의 HBM 경쟁을 위해 올해 HBM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2.5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4부터 SK하이닉스가 기술적 한계로 패키지 공정을 TSMC에 맡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패키지 실력이 곧 HBM 제품의 품질을 결정지을 것"이라면서 "린 부사장을 비롯한 AVP팀의 성과에 따라 삼성전자가 경쟁사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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