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폭등 막던 美 석유, 올해부터 줄어...유가 또 오르나?

      2024.02.20 15:59   수정 : 2024.02.20 15: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년 동안 우크라이나 및 중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유가 폭등을 막아 주었던 미국 석유의 생산량이 올해 들어 급감할 전망이다. 주요 개발 업자들이 저유가에 지쳐 개발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미 연방 정부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일평균 17만배럴 증가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량(일평균 100만배럴)에 크게 못 미칠 뿐만 아니라 2016년 이후 코로나19 창궐 기간을 제외하고 연간 기준으로 가장 낮은 증가량이다.

국제 유가는 2022년 초에 당시 세계 3위 산유국이었던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하면서 배럴당 120달러 넘게 치솟았다.
유가는 같은해 하반기부터 내려가더니 지난해 배럴당 80~90달러를 유지했다. 시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충돌한 지난해 10월에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지 않았다. 19일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83.56달러였으며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배럴당 79달러 인근에서 오르내렸다.

WSJ는 2022년 유가 폭등 당시 미국의 셰일 석유 개발업자들이 높은 유가를 노리고 석유 생산을 늘리면서 유가 유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일평균 1290만배럴로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미국의 석유 개발업자들은 유가가 예상보다 오르지 않자 지난해부터 유정 개발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산 물량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 회복 둔화로 석유 수요가 줄면서 국제적인 갈등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미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작동중인 석유 굴착장비는 약 500개로 2022년 이후 약 20% 감소했다. 동시에 중소 개발업자들은 대형 에너지 기업에 회사를 팔아 시장을 떠나고 있다. 미 시장조사업체 엔베루스에 의하면 지난해 39개 비상장 석유 개발 기업들이 상장사에 팔렸다. WSJ는 대형 상장사들의 경우 현재 신규 유정 개발보다는 주주 이익 분배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폴 호스넬 원자재 부문 조사 대표는 “미 석유 업계의 쉬운 성장세는 누군가 매우 극적인 기술 혁신을 불러오지 않는 이상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 모건스탠리 은행은 이달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의 석유 생산량 전망치를 낮추는 동시에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75~80달러에서 80~85달러로 상향했다.
다만 WSJ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생산성 개선으로 석유 생산이 늘어날 수도 있고 향후 유가 움직임에 따라 대형 에너지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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