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푸틴 '김정은 車선물' 제재 위반”..군사협력 차질 추측
2024.02.20 15:27
수정 : 2024.02.20 15: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산 고급 승용차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윤석열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북러 군사협력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나온 미봉책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박정천 비서가 지난 18일 러시아 측에게서 차 선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 부부장은 “최고 지도자들 사이의 특별한 친분 관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증시이자 가장 훌륭한 선물”이라며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대통령 동지에게 보내시는 감사의 인사를 러시아 측에 정중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측은 차 선물에 대해 차종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는데, 지난해 9월 북러정상회담 때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에서 제작한 자신의 방탄 의전용 차량을 소개한 바 있다. 해당 차량은 설계와 제작에 한화로 약 1700억원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급 승용차 선물에 대해선 구체적인 정보와 전달 경위 등에 대해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건 없다”면서도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고급 자동차는 사치품의 범주로 포함돼 북한으로 직·간접적으로 공급·판매·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 위반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제재 위반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건 북한의 안하무인 태도를 규탄하며, 러시아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을 자각하고 국제 규범을 훼손하는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러시아와 북한 간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부는 안보리 제재 위반 여부와 별개로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이 같은 선물을 건넨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러 군사협력이 삐걱거리는 정황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북한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에 쓰일 무기들을 제공받고 있지만 북한은 러시아에게서 핵·미사일 등 첨단기술 이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른 불만을 잠재우려 선물을 건넸다는 것이다. 북한의 무기 공급은 파악되고 있지만, 러시아가 어떤 대가를 내놨는지는 여태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