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의료현장 떠나며 대구 종합병원 혼란 가중
2024.02.21 08:02
수정 : 2024.02.21 08: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정부의 의사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 의료현장을 떠나는 전공의들이 늘어나면서 대구지역 주요 종합병원 역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심지어 최악의 경우 응급실 인력을 현재의 6분의 1까지 줄일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 65명이 병원을 떠난 20일 영남대병원은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와 보호자들로 어수선했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며 의료 대란이 현실화하자 조금이라도 일찍 진료 접수를 하려고 병원을 찾은 환자와 시민들은 열리지 않은 접수대 앞을 지켰다.
병원을 찾은 보호자 A씨는 "환자가 위독한데 피해를 너무 많이 보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의사로서 기득권을 얼마나 많이 가졌나? 담당 의사도 지금 (전공의 이탈) 상황에서 당장은 괜찮지만, 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병원에서는 영남대 의과대학 학생들이 휴학 신청서 여러 장을 들고 선배 의사와 면담하는 모습도 보였다.
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실사를 나와 (의료 현장에서) 정신이 없는 것 같다"면서 "현재까지 특이사항은 없는 걸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계명대 동산병원은 182명의 전공의 중 175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업무 현장에서 이탈한 것으로 알려진 계명대 동산병원 역시 매우 어수선했다.
병원 관계자는 "어제까지 사직서 제출 의사들이 의료현장을 지켰지만, 이날 오전부터 사직서 제출 전공의들은 자리를 비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최소화하려고 열심히 노력중이지만 아예 차질이 없다고 말하긴 힘들다"라고 밝혔다.
특히 "수술방은 현재 축소 운영하고 있으며, 평소 대비 60% 이상 축소됐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하지만 암 등 중증질환으로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차질 없이 의료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북대 병원 또한 상황은 비슷했다. 전공의 이탈로 인한 긴장감이 묻어났다.
경대병원 응급실에는 20시간 가까이 대기 중인 시민도 있었다.
경북대 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필수 유지 인력만 남겨놓은 상태다"면서 "복지부에서 오전에 근무 현황을 파악하고 갔다. 출근 안 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 발동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을 예의주시하며 수시로 비상대책 회의하고 있다"면서 "전공의를 제외한 교수와 나머지 의사들도 비상근무를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응급실 인력이 평소의 6분의 1까지 줄어들 것 같다"면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체력 싸움이 될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