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시모 만나고 '멘붕'.."결혼 원하면 숙제해오래요"
2024.02.22 10:27
수정 : 2024.02.22 10: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예비 시어머니와의 첫 만남 이후 결혼이 망설여진다는 한 여성의 사연에 많은 누리꾼들이 조언을 했다.
지난 2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의 어머니를 만나고 ‘멘붕’이 왔다는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이제 슬슬 결혼을 하려고 남자친구의 어머니를 뵙고 왔다.
A씨는 “밖에서 남자친구와 셋이 만났는데 남자친구가 자리를 비우고 어머니와 단둘이 있었을 때 거의 면접을 보듯 이야기하시더라”라고 전했다.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다짜고짜 “너네 결혼 확정이니?”라고 물었다. A씨는 남자친구와 단둘이 확정을 결정했다고 하면 부모님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등 마음이 상할까 걱정돼 “확정은 아니고 가는 단계다. 결혼 생각이 있는데 얼른 뵙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그럼 확정이 아닌 상태에서 날 보고 싶어 했다는 건 ‘시어머니 될 사람을 한 번 시험해 보겠다’ 이런 거냐”라며 날선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이어 “내가 숙제를 내줄게. 앞으로 둘이 10년 뒤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써서 제출을 해라. 기간은 언제까지 줄까? 너네가 결혼이 급하다면 빨리 해오겠지”라면서 “써온 글을 보고 내가 오케이를 할지 말지 결정할게. 처음 본 자리에서부터 오케이를 할 수는 없으니”라고 말했다.
A씨는 “어머니는 마지막에 일어나서 나갈 때는 날 슬쩍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하고 나가시더라. 나는 너무 쫄고 어벙벙해서 그 자리에서는 그냥 사람 좋은 척 하하 호호하다가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왜 나만 평가를 당하는지 모르겠다. 기준 미달인 상태에서 뭘 해야 패스를 해서 남자친구와 결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라면서 “나만 어려운 자리라 생각 안 하고 분명 아들의 결혼할 여자라 하면 좀 더 손님으로 소중히, 어렵게 대해야 하는 게 맞다 생각하는데 결혼 시키기 싫으신 건가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이후 무거운 고민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이런 시어머니가 있는 집안에 시집가는 게 맞는지, 평생 힘들진 않을지 너무 고민된다. 남자친구와는 사이 정말 좋고 진짜 결혼하려 했는데 너무너무 망설여진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예비 시어머니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조상님이 어서 도망가라고 신호를 준 것 같다” “예비 며느리를 알아가고 싶은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숙제를 내주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 “마음에 안 드는데 아들한테는 티를 안 내는 것 같다” “자기 아들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