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상징 '학전' 33년만에 폐관 "모두다 그저 감사"

      2024.02.23 09:34   수정 : 2024.02.23 10: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학전블루 소극장이 오는 3월 15일 문을 닫는다. 1991년 3월 15일 개관해 대학로의 상징적인 문화공간으로 크고 작은 궤적을 만들어온지 33년만이다.

22일 학전 측에 따르면 마지막 공연 학전 어린이 무대 ‘고추장 떡볶이’(2월 24일 종연)와 33팀의 가수, 학전 배우들이 마련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로 그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학전은 지난 33년간 총 359개 작품을 기획, 제작해오면서 수많은 공연예술인들의 성장 터전이자 수많은 관객들의 삶 속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학전블루와 학전그린 소극장을 운영하면서 ‘김광석 콘서트’,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등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시발점이 됐고 연극,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공연 공간으로 소극장 문화를 일궈왔다.


특히 최초 기획 프로덕션, 최초 라이브 뮤지컬, 원작 저작권료 면제, 장기 상설공연, 최초 중국진출 뮤지컬 등 수많은 기록을 남긴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 우리 정서와 노랫말이 살아 숨 쉬는 완성도 높은 한국적 뮤지컬을 선보이며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2004년부터는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공연에 집중해, 학전 어린이 무대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복서와 소년’, ‘아빠 얼굴 예쁘네요’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경영난과 김민기 대표의 병환으로 학전블루 소극장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접한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학전의 사정이 외부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2월, 창작공간활성화 지원사업을 위해 대학로 내 공연장이 필요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학전소극장을 학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한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학전은 이와 관련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 소극장’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하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민기 대표는 학전의 문을 닫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모두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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