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친X"…푸틴 "역시 러시아에 더 적합한 美 대통령"(종합)

      2024.02.23 09:28   수정 : 2024.02.23 10:05기사원문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4. 2. 2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미친X'(crazy SOB)이라고 칭한 데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이 '그런 언사는 미국을 비하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친 데 이어 당사자인 푸틴 대통령이 직접 반격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역시 러시아로서 더 선호되는 대통령'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2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우리에게는 푸틴 등 미친X들이 있고, 항상 핵 분쟁에 대해 걱정해야 하지만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은 기후"라고 연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푸틴을 향한 발언이 이처럼 강경해진 이유는 근래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에 따른 대(對)러시아 입장이 오는 11월 있을 미 대선의 변수가 됐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나발니 죽음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의심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푸틴 대통령과 친밀했음을 강조해왔고, 나발니가 사망한 후에도 한동안 침묵을 지켜 비판받은 바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미국 대통령이 다른 국가 수장에 대해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 대통령인 푸틴 대통령을 침해할 것 같지는 않다"며 "오히려 그런 어휘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비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거친 말씨로 본인만 민망해지는 '본인 얼굴에 침뱉기'라고 반격한 셈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할리우드 카우보이'식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뒤이어 직접 나섰다.

같은 날 국영 TV에 출연한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대통령과도 일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저는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러시아에 더 적합한 대통령이라고 믿는다"며 "그(바이든)가 방금 말한 것(미친X)으로 판단하면 저는 전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NYT는 이에 대해 "푸틴은 지난주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하는 게 러시아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는데, 일부에서는 이 발언을 '미국의 가장 큰 적 중 하나의 지지를 받는 바이든'이라는 식으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볼로디야, 착한 아이야, 고마워. 네가 나를 많이 도와줬어'라고 (바이든이 내게)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국내 정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한다"고 했다.

대선 라이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 면에서 뒤처지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근래 본인과 나발니를 동일선상에 놓고 '바이든 등으로부터 탄압받는 인물'로 주장한 데 대해선 "도대체 어디서 이런 말이 나온 것이냐"고 직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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