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 경제성장률 목표 5%, 재정적자율 3% 내외
2024.02.25 15:07
수정 : 2024.02.25 17: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지난해처럼 '5% 안팎'이 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이 일제히 5% 미만으로 성장률을 낮춰 잡았지만, 중국 당국은 5% 이상을 자신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가 각 지방정부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 등을 종합한 결과, 이 같은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베이징의 금융 관계자들이 25일 전했다.
리창 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도 여러 차례 공개 석상에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어, 그 정도의 성장률은 가능하다고 밝혀왔다. 최근 들어 관영 언론 매체들도 5% 수준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추임새를 넣으며 이를 기정사실화 시키고 있다.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은 23일 "당국이 올해도 5% 수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각 지방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 등을 취합한 결과도 같은 결론이다. 중국 지방정부 가운데 일부는 '안정적 경제 성장'보다는 '고품질 발전'을 염두에 두고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보다 다소 낮췄지만, 5∼6% 성장률 목표치가 대세다. 전인대 개최에 앞서 각 지방에서 지역별 전인대를 통해 지방정부의 성장률과 정책 목표를 검토한 뒤 이를 중앙 정부에 전달했다.
중국 지도부는 경제 회복과 개선의 추세를 강조하면서 자신감을 비쳐왔다고 제일재경은 전했다. 국무원 산하 기업연구소의 장원쿠이 부소장은 제일재경에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5%로 설정할 수 있으며,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면서 "수요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편다면 더 높은 수치의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라고 당국의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중국 중신증권(CITIC)의 황원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같은 목표치를 설정할 것으로 봤다.
앞서 올해 초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는 올 성장률을 5.3% 안팎으로 예상했고, 중국 주요 금융기관들 역시 올해 5% 성장률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은 지난해 전인대에서 '5% 안팎'의 성장률을 목표로 설정했고, 올해 초 지난해 성장률 5.2% 목표 달성을 발표한 바 있다.
연간 성장률 목표치는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를 포함한 각 지방 정부에 경제 발전 지침 역할을 한다.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를 알리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도 무게를 지닌다. 중국 정부는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를 재정, 통화, 금융 등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대부분의 경우 달성해 왔다.
반면 IMF, 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4.4∼4.7%대로 이에 비해 낮게 전망했다. 이들 기구들은 관광을 포함한 보복 소비의 약화, 부동산 위기의 지속, 신에너지 자동차·리튬 배터리·태양광 패널 산업 등의 조정 압력 및 국제적인 견제 강화, 수출 둔화 추세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올해 중국의 재정 적자율은 3% 이상으로 예상된다. 적극적인 통화, 재정 정책 등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사 중국국제금융(CICC) 연구팀은 "올해 재정 적자율을 3.5∼3.8%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광둥개발증권의 뤄즈헝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당국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 기조와 현재 중국 경제의 회복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재정 적자율은 3%를 넘기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3월 전인대에서 국가 재정 적자 규모를 GDP 대비 3%로 설정했으나, 같은 해 10월 24일 열린 전인대 상무위원회 6차회의에서 3.8%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1조 위안(약 184조원) 상당 국채의 추가 발행을 승인한 바 있다.
전인대는 입법과 임면, 정책결정과 감독권을 가진 명목상 최고 국가 권력기관이다. 공산당 우위 체제에서 당이 결정한 정책과 인사 결정 등은 전인대를 통과함으로써 공식화한다. 당의 결정을 추인하고 공식화하는 역할을 한다.
올 경제정책 방향으로는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3대 신성장동력' 등 첨단 산업 발전 중심의 질적 전환, 고품질 전환 및 신품질 생산력에 대한 강조와 내수 진작 조치 등이 강조될 전망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질적 전환을 통한 산업구조 개편, 선진국 진입을 강조해 왔다. 또, 대출 규제 완화 등을 통한 부동산 활성화, 국채 발행 등을 통한 지방정부 부채 부담 완화 등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도 강조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과 전략 경쟁이 뜨거워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2021년 6.8%, 2022년 7.1%, 지난해 7.2%로 3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국방비 지출국이 된 중국은 2035년까지 국방 현대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전인대 개막식 날 국무원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물론 경제정책 추진 방향, 국방 등 부문별 예산안 등도 제시된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