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연 변호사 "이주배경주민, ‘이순신의 준사’ 될 수 있는 정책 만들 것"

      2024.02.25 19:04   수정 : 2024.02.25 19:04기사원문

영화 '명량' '한산' '노량'을 보면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이순신 장군에게 항복하고 조선에 귀순한 '준사'다. 이순신 장군이 이끈 여러 전투에서 준사는 적의 정보를 캐오는 중대한 역할을 맡는다.

일본군과의 결전을 그리는 영화에서 준사가 일본인임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건 그의 활약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이주배경주민들이 원하는 것도 이 같은 어엿한 역할이라고 한다. 다문화가정 2세 출신 최초로 총선에 도전하는 공지연 변호사(사진)의 호소다.

공 변호사는 "이주배경주민들을 수혜자로만 보는 시각이 갈등을 야기한다고 본다. 이들을 우수인재로 양성해 국익에 부합하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맡아야 국민들이 수용하고 어우러질 수 있다"며 "준사가 일본인임에도 관람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건 조선의 구성원으로서 일본에 맞서는 모습 때문이다.
이주배경인도 그렇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 변호사는 이주배경주민을 인재로 양성할 수 있는 분야로 스포츠를 꼽았다. 인종이 다른 이주배경인들은 비교적 신체적 발달도가 높아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청소년 육상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나마디 조엘진씨를 대표적인 예로 언급하기도 했다. 조엘진 선수는 나이지리아 육상선수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2세다.

스포츠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이주배경주민을 키워야 한다는 게 공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의 이주배경주민에 대한 수용력이 높아지고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이민정책도 고급인력을 선별적으로 들이는 데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조건적으로 이민을 확대하면 우리 사회의 수용력이 따라가질 못해 갈등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공 변호사는 "지금까지의 이민정책은 부족한 육체노동을 채우는 데 중심을 뒀으니, 이제는 인재들을 들이는 것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이미 정착한 이주배경주민들은 고급인력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소위 3D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만 들어오면 지금까지 불법체류 등 문제들이 있었기에 아무래도 국민들의 시선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해외 사례를 봐도 무조건적 이주정책에 국민 인식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갈등이 심화됐었다"고 덧붙였다.

또 공 변호사는 이주배경주민의 정치 참여를 늘리는 것도 우리 사회의 수용력을 제고하기 위한 과제라고 짚었다. 자신이 정치에 뜻을 품게 된 이유라고도 밝혔다. 2021년 기준 다문화가정 인구는 112만명,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1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5%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돼야 하고, 그래야 우리 사회가 이주배경주민을 이해하고 원만히 수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공 변호사는 "전체 인구 5%의 대표성을 가지려면 사실 국회의원 300명 중 15명이어야 하지만 과거 이자스민 전 의원 1명뿐이었다.
우리 사회가 이주배경주민에 대한 수용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저를 통해 이주배경주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되면서 정치에 참여하는 기회도 넓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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