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더니 '7만전자' 횡보...대장주 위력 부활 언제쯤

      2024.02.28 05:00   수정 : 2024.02.28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7만원대에서 지루한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발(發) 인공지능(AI) 훈풍을 빗겨간 데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동안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저평가주로 쏠린 때문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14% 오른 7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7만2000~7만5000원 사이를 횡보하며 겨우 0.3% 오르는데 그쳤다. 연초 대비 코스피지수는 1.2%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는 7.1%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은 외인과 기관의 투자심리가 분산된 영향이 크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수급(26일 기준)은 개인에 치중됐다. 개인 투자자가 4206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은 866억원어치를 사들이는데 그쳤고, 기관은 5041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대신 반도체 '빅2'인 SK하이닉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월 들어 순매수 상위 2위인 1조44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14.1% 뛰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대비 경쟁력 우위를 가져가면서 투자심리가 엇갈렸다.

다올투자증권 고영민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3월부터 5세대 HBM3E를 글로벌 AI 기업인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에 들어가 경쟁사들과의 시장점유율 및 수익성에서 유의미한 격차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의 관심은 한동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기대감을 모았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에 쏠렸다. 현대차(4369억원), 한국전력(2672억원), 신한지주(1796억원) 등 저PBR주로 꼽혔던 자동차·공기업·금융주 등을 사들이면서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든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연초 밸류업·AI 랠리에 삼성전자가 다소 소외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 이날 기준 코스피시장 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20.3%로 연초 22.1%보다 감소하면서 대장주가 갖는 영향력이 희석됐단 평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비중이 4.9%에서 5.2%로, 저PBR 수혜주였던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9%에서 2.4%, 1.8%에서 2.1%로 확대됐다. 저평가주가 주목받는 동안 삼성전자의 PBR도 연초 1.38배에서 1.26배로 하락했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가치주도, 성장주도 아닌 ‘방어주’ 성격을 띠고 있는데 미국 경기모멘텀 악화 또는 달러 약세 등이 없는 한 주가가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감소하는 동안 성장주인 SK하이닉스, 가치주인 현대차나 기아 등 스타일이 확실한 대형주가 부각됐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장기적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밸류업 정책 모멘텀(상승 동력)이 옅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올해 상반기 바닥을 다진 뒤 실적 개선에 접어들 것으로 점쳐지는 덕분이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부문은 역대 최대 수주 규모인 160억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매출도 전년 대비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이 AI가속기 및 AI주문형 반도체 생산을 위해 삼성 파운드리로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어 공급선 다변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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