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면서 배우는거야… 엄마가 묵묵히 날 지켜봐준 이유
2024.02.27 18:06
수정 : 2024.02.27 18:06기사원문
남편 톰과 나는 아이다호에 있는 가족을 방문하는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몇 주째 계획 중이었다. 그런데 왜 미뤄야 한다는 기분이 들었을까? 우리는 이미 여행을 한 차례 미뤘다. 좋은 타이어를 갖춘 새 차도 있었다.
이틀 후 몬태나의 간이식당에 발이 묶였다. 눈은 조금 내리는 정도였지만, 새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견인차를 기다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톰은 우리 요크셔테리어를 데리고 산책을 나섰다. 나는 오래전 어느 날을 떠올렸다.
당시 나는 열세 살이었으며, 긴 머리를 허리까지 늘어뜨린 채 주방 조리대에 서 있었다. 일주일 내내 3단 초콜릿 케이크를 간절히 원했고, 이제 토요일이니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필요한 모든 걸 늘어놓았다. 계량컵, 스푼, 그릇에 버터, 달걀, 베이킹 초콜릿을 포함한 재료들. 그리고 재료를 잘 섞은 반죽으로 뒤섞어 줄 전기믹서가 있었다.
엄마가 커피 한 잔을 들고 가볍게 다가왔다. 엄마는 내가 주방을 독차지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다.
"베이킹 할 때는 머리카락을 뒤로 모아서 묶어야 해, 테레즈. 머리가 방해가 될 거야."
"아뇨, 안 그럴 거예요. 난 괜찮아요." 엄마를 내보내며 말했다.
나는 지시가 필요한 아이가 아니었다. 10대였고, 내가 뭘 하는지 정확히 알았다. 모든 것을 계량했고, 믹싱볼에 마른 재료를 넣고 섞었다. 버터와 정사각형 모양의 초콜릿은 전자레인지에서 녹였다.
오른손으로 믹서를 붙잡고 왼손으로는 끈적끈적한 초콜릿과 버터를 마른 재료에 부었다. 버터가 묻은 작은 그릇은 미끄러웠다. 재빨리 움직여서(카운터에서 숟가락을 떨어뜨릴 만큼 빨랐다) 그릇이 손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간신히 붙잡았다.
믹서가 윙윙 소리를 내며 도는 동안 나는 숟가락을 주우려고 몸을 굽혔다. 믹서기의 회전 날이 반죽을 꽉 잡을 때까지 머리카락이 반죽 위에 늘어져 있다는 걸 몰랐다. 몇 초 만에 긴 머리카락 몇 움큼이 두피 바로 위까지 감겨서 꼬였다. 나는 외쳤다.
"엄마!"
엄마는 부엌으로 달려와서 조리대에 몸을 수그리고 있는 나, 믹싱볼에 바짝 댄 내 얼굴, 맹렬하게 윙윙 돌아가는 믹서기, 너무 엉켜 버린 내 머리카락, 계속해서 돌고 있는 반죽을 보았다. 나는 끄는 버튼조차 누를 수 없었다.
엄마는 믹서를 껐다. "내가 말했잖아"라고 말하거나 왜 엄마 말을 듣지 않았는지 물을 수도 있었지만, 엄마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믹서 날에서 내 머리카락을 풀어내려고 애썼다.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허리까지 오던 머리는 구해내지 못했다. 부엌에 앉은 채로 엄마가 내 머리를 매우 짧게 자르게 두면서, 하나님께서도 엄마처럼 지시를 많이 하지 않으시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상냥하게, 판단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또한 엄마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따르기로 결정하든지 내버려 두신다. 우리가 그런 실수로 배운다는 걸 아시니까. 거울에서 짧은 머리를 볼 때마다 엄마의 충고와 내가 거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때 엄마가 보여주던 긍휼한 마음을 기억했다.
"믿을 수 없을 거예요. 자동차 대리점까지 차를 견인하러 올 사람을 구했는데, 날씨가 나빠져서 산길이 폐쇄되었어요. 우린 못 가요. 빌링스에서 밤을 보내고 차를 돌려서 집에 가야 해요!"
톰이 요크셔테리어를 데리고 들어오며 말했다.
내가 그 소식을 편히 받아들이자 톰은 놀랐다. 내가 하나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고, 아마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끈기 있게 계속 애쓰실 거고, 나는 계속 배울 거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지시에 바로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 원문으로 읽는 오늘의 이야기 The Cake Mixer Mishap
Tom and I had been planning a road trip to visit family in Idaho for weeks. So why did I feel as if we should postpone? We'd already put off the trip once. We had a new car with good tires. What could go wrong? I ignored the feeling, and we started off for Idaho, some 1,400 miles away.
Two days later, we were stranded in a diner in Montana. It was only snowing lightly, but our new car had broken down. Now we were waiting for the tow truck. As Tom took our Yorkie outside for a walk, I found myself thinking about a day years before.
I was 13 back then, standing at the kitchen counter, my long hair hanging almost to my waist. I'd been craving a triple-layer chocolate layer cake all week. Now that it was Saturday, I was determined to make it. I laid out everything I would need. Measuring cups, spoons, bowls. Ingredients including butter, eggs and baking chocolate. And the electric mixer that would combine them into a smooth batter.
My mom breezed through, grabbing a cup of coffee-she knew I wanted the kitchen to myself. "You ought to pull your hair back in a ponytail while you're baking, Therese," she said. "It'll get in your way."
"No, it won't," I said, waving her off. "I'll be fine."
I wasn't some child who needed direction. I was a teenager. I knew exactly what I was doing. I measured everything out. Combined the dry ingredients in a mixing bowl. Melted the butter and chocolate squares in the microwave.
Steadying the mixer with my right hand, I poured the gooey chocolate and butter into the dry ingredients with my left. The little buttery bowl was slippery. Acting quickly-quick enough to knock a spoon off the counter-I managed to catch it before it slipped out of my hand.
With the mixer whirring, I leaned over to pick up the spoon. I didn't realize I'd draped my hair into the batter until the beaters got hold of it. In seconds, my long locks were twisted right up to my scalp. "Mom!" I cried.
She ran into the kitchen to find me hunched over the counter, my face pressed to the mixing bowl, the mixer buzzing angrily, too tangled up with my hair and the batter to keep spinning. I couldn't even reach the button to turn it off.
Mom shut off the mixer. She could have said, "I told you so," or asked me why I didn't listen. But she didn't. She just tried her best to unwind my hair from the beaters.
There wasn't much she could do. My waist-length hair couldn't be saved. As I sat in the kitchen, letting Mom give me a pixie cut, I wondered if God didn't offer direction a lot like Mom. Gently, without judgment. Then, like Mom, God left it to us to decide whether to follow it, knowing we'd learn from our mistakes. Every time I saw my short hair in a mirror, I remembered Mom's advice and the compassion she showed when I didn't heed it.
"You won't believe this," Tom said, returning with our Yorkie. "We've got someone coming to tow the car to the dealership, but the weather's gotten worse and the mountain pass is closed. We can't get through. We'll have to spend the night in Billings and then turn around and go home!"
Tom was surprised at how well I took the news. This wasn't the first time I'd failed to follow God's direction, and it probably wouldn't be the last. But God is patient. He'll keep trying, and I'll keep learning. One day, I'll start listening right away.
글·그림=가이드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