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非노조 근로자 지원’ 적극 추진… "노조 가입 안해도 권익·처우 차이 없어야"

      2024.02.27 17:30   수정 : 2024.02.27 18:08기사원문
윤석열 대통령이 내달 중 릴레이 민생토론회를 통해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비노조 근로자를 위한 지원방안 발표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핵심은 노조가 없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 안정성, 근로환경과 처우 면에서 열악한 프리랜서 직군과 플랫폼 노동자까지 포함해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27일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내달 이어질 예정인 민생토론회에서 다룰 정책 중 하나가 비노조 근로자 지원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오찬에서 박현호 프리랜서권익센터 상근위원의 건의를 듣고 장상윤 사회수석에게 대화할 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경사노위 오찬 때는 배달·택배 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를 주로 이야기했는데, 더 나아가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약 87% 근로자들도 제도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약자"라며 "그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근로여건을 개선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서 검토 중인 비노조 근로자 지원정책의 목표는 분명하다.

근로여건 및 임금인상 등 다양한 처우개선의 경우 통상 노조에 협상을 일임하는 게 기존 노조가입 근로자들의 패턴이나 노조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노조원에 버금가는 권익 보전과 처우를 동등하게 해주겠다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이번의 비노조 근로자 지원책은 바로 윤 대통령이 강조한 3대 개혁(노동·연금·교육) 중 노동개혁의 연장선상에서 비노조 근로자의 처우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노동개혁의 '파생 버전'쯤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현재 노조 규모가 주요국에 비해 작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2022년 기준 13.1%로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노조 조직률 15.8%와 차이가 크지 않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기준 10%에 그쳤다. 특히 강성노조에 의한 경영상 불안정성 등을 근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를 꺼려왔다는 해묵은 이슈도 이번 지원대책 수립의 한 배경이 됐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노조를 조직하는 건 노동자들의 선택의 결과이고,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지 않다. 그래서 노동약자 지원책으로 노조 조직률을 높이는 걸 고려하진 않는다"며 "정부 입장에선 노조에 들어갔는지, 어디에서 일하는지에 따라 근로조건이나 처우가 달라지지 않고 차별받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보완하려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에 대한 예산지원 추이에서 이미 변화가 일고 있다.

정부는 고용노동부 예산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조에 대한 44억원의 국고보조금 지원을 전면 폐지했다. 그 대신 플랫폼·비정규직 노동자나 지역·업종 종사자 등 새로운 노동단체들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미조직 취약근로자 권익보호 사업을 신설해 34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기존 노조관련 단체에 대한 지원금을 비노조 지원책 재원으로 치환시키는 방식이다.

다만 세부적인 정책 수립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등 노동취약층 권익보호 문제는 근로기준법 적용범위 확대와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 제정 등 입법사안으로, 경사노위에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진행 중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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