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공천탈락에 고민정 사퇴… 민주, 사실상 분당 위기
2024.02.27 18:22
수정 : 2024.02.27 18:25기사원문
당 지도부가 '갈등의 뇌관'으로 꼽힌 친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끝내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컷오프)하면서 계파 갈등의 불씨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과 총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폭발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 및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현역의원 평가와 공천 심사, 현역을 배제한 지역 여론조사가 '정적 죽이기'를 위한 불공정 공천이라는 주장이다.
■임종석 컷오프에 '비명' 폭발
특히 이날 공관위가 친문계 임 전 비서실장을 사실상 컷오프하면서,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공관위는 임 전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한 서울 중·성동갑 지역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가 참석한 의원총회에선 비명계의 공천학살에 대한 성토가 봇물을 이뤘다.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임 전 실장 공천이)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으로서의 모양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았겠냐"고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는 또 최근 문제가 된 비명계를 겨냥한 비공식 여론조사와 공천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표를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던졌다. 회의에선 별다른 말이 없던 이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님들께서 여러가지 의견을 주셨는데 당무에 많이 참고하겠다"는 짧은 입장만을 내놨다.
■뭉치는 친문계…이낙연측 '기대감'
비명 및 친문계 의원들은 더욱 똘똘 뭉치는 양상이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던 고민정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다. 갈등이 치솟는데도 지도부가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에 반발한 것이다.
고 의원은 "(공천) 불신을 종식하지 않고는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 위원의 사퇴는 '임종석 컷오프'의 책임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영표 전 원내대표와 함께 '친명 공천' 등의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더이상 지도부로서 할 일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일부 의원들은 집단·연쇄 탈당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 가칭 '민주연대'를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하위 10% 통보를 받은 설훈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고별사를 했다"며 28일 탈당을 공식화 한다고 밝혔다. 홍영표 의원도 거취를 고민중인 가운데 설 의원과 함께 다수의 현역 의원들이 집단 탈당 후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사실상 민주당이 친명계와 비명계 둘로 쪼개지는 셈이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당내 여러 인사들이 (민주당)비명계 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다"며 "현역 의원들이 단체로 합류할 경우, 새로운미래에도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위 10%' 통보를 받은 박영순 의원은 이날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며 새로운미래 합류를 공식화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에 이어 세번째 현역 탈당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