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싱, 어스!" 남양주시, 맨발걷기 길 '어싱로드' 조성 박차

      2024.02.28 11:23   수정 : 2024.02.28 11: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남양주=노진균 기자】 경기 남양주시는 늘어난 맨발 걷기 수요에 발맞춰 '맨발걷기 길'(어싱로드) 조성에 나섰다.

시는 시민들이 기존에 이용하고 있는 자연형 흙길 5개소에 추가로 11개소를 더 해 올해 총 16개소를 조성 및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읍면동별 1곳 이상 맨발걷기 길을 발굴·조성해 시민이 일상적으로 맨발 걷기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28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어싱(Earthing)'은 '땅과의 접촉으로 치유한다'는 뜻으로 숲길이나 산책로를 맨발로 걸으며 땅의 에너지를 직접 체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맨발 걷기는 치매 예방과 기억력향상, 혈액순환 개선,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시민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맨발걷기 길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양주 곳곳에 함께 걷기 좋은 어싱로드가 만들어지면서 건강한 여가 문화 확산과 정주여건 향상 등 시민 일상에 큰 만족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남양주 ‘어싱로드’ 톺아보기
시는 올해 16개소의 맨발걷기 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미 조성이 완료된 5개소와 조성 중인 8개소, 발굴 중인 3개소 등이다.

그중 기존에 이용된 어싱로드는 5개소로 △금대산(와부읍) △홍유릉 둘레길(금곡동) △다산생태공원(조안면) △한강시민공원 삼패지구(양정동) △별내4호·5호 근린공원(별내동) 등이다.

특히 '맨발걷기의 성지'로 불리는 금대산은 일평균 200~500여명(동절기~하절기)의 이용객이 방문하는 어싱로드 명소다. 도심지 생활권 내 숲길이 조성된 데다 높이 89m, 길이 1.8㎞의 소규모 산이다 보니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남시에 거주 중인 한동훈씨는 매주 차를 타고 금대산을 찾는다. 한씨의 집 앞 공원에도 황톳길이 만들어져 맨발 걷기를 할 수 있지만, 인위적으로 조성된 길이다 보니 금세 지루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입소문을 듣고 금대산을 방문한 그는 아스팔트처럼 잘 다져진 금대산 어싱로드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렇게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맨발 걷기를 실천 중이다.

3년째 맨발로 금대산을 오르고 있다는 주민 류명렬씨는 3년 전만 해도 투석을 받아야 했을 정도로 신장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같이 맨발로 산을 오르다 보니 점차 건강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처음엔 발바닥이 아파 제대로 걷지 못했지만, 참고 걷다 보니 3년 전 45㎏이었던 몸무게가 어느새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맨발 걷기의 효과를 체감한 그는 힘닿는 날까지 맨발 걷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어 한강시민공원 삼패지구는 자작나무 숲길 160m 구간이 어싱로드로 조성돼 있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한강이 보이는 이곳 자작나무 숲길은 딱딱한 아스팔트를 벗어나 잠시나마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팔당호를 조망할 수 있는 조안면 다산생태공원은 산책로 및 수변 지역 전 구간을 맨발로 걸을 수 있어 부담 없이 걷기 좋다. 또, 별내4호 근린공원은 300m 규모의 흙길이, 인접한 별내5호 근린공원(별내언덕공원)은 흙길·황톳길 등 자연 친화적인 산책로가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현재 조성 추진 중인 맨발 걷기 길은 △장현공원(진접읍) △사능천 산책로(진건읍) △다산중앙공원(다산1동) △오남호수공원(오남읍) △퇴뫼산(퇴계원읍) △청학주공6단지 인근 녹지대(별내면) △궁집둘레길(평내동) △황금산 문화공원(다산2동) 등 8개소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시민이 내 집 앞, 내 일터 가까운 곳에서 맨발로 자연을 느끼며 건강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맨발걷기 길 조성 '발 벗고' 나선 남양주시
시는 맨발 걷기에 적합한 곳을 발굴하기 위해 지형에 따른 규모 및 조성방안 등을 세심히 고민하고 있다. 특히 예산 효율성을 고려, 기존 자연형 맨발걷기 길이 있는 곳은 활용하고, 없는 곳을 중심으로 우선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시는 산지형 공원인 별내5호 근린공원(별내언덕공원)에 건식 흙길 400m와 황톳길 100m로 이뤄진 자연 친화적 어싱로드를 조성했다. 주민 이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는 더욱 쾌적하고 안전한 이용을 위해 안내판, 벤치 등 시설물을 설치하고 지속적인 유지관리에 힘쓸 계획이다.

다산2동 황금산 문화공원의 경우 경사 구간이 많은 지형적 한계가 있어, 이를 고려해 설치 및 유지관리에 장점이 많은 흙길을 조성한다. 장현공원의 경우 '왕숙천 테마정원 조성사업'에 따라 황토 체험장을 갖춘 어싱로드가 함께 구축될 예정이다.

어싱로드 조성 시 일 평균 200명 내외의 이용객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시는 오는 9월까지 '맨발걷기 좋은 숲길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이는 이미 조성된 맨발걷기 좋은 등산로 중 택지로부터 접근성이 좋고 정비요청이 많은 구간을 선정해 진행하는 사업이다. 시는 노면 정비와 주변 고사목 제거 및 안전시설물 설치 등을 통해 맨발 걷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사업 대상지는 △금대산 △퇴뫼산 △백봉산 △황금산 등 4개소다. 금대산은 총 1.8㎞ 구간의 노면을 정비하고 약수터 휴게공간을 보수한다. 또, 맨발 걷기 수요가 많은 만큼 흙먼지털이기 등을 설치해 주민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퇴뫼산은 0.95㎞ 구간 노면 정비와 더불어 안전로프, 나무계단, 의자 등 편의시설을 조성한다. 이어 백봉산과 황금산은 각각 0.95㎞, 0.42㎞ 길이의 어싱로드에 나무계단 및 안전로프, 횡단배수로 등을 설치해 주민 편의 증진을 도모한다.

더 나아가 시는 ‘숲길등산지도사’를 활용한 정기적 예찰·관리와 ‘숲길유지관리사업’을 통한 지속적 정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맨발 걷기는 최고의 보약'…시민요구 반영, 확대 추진할 것
주광덕 시장은 2004년부터 맨발 걷기를 시작, 햇수로 20년째 틈틈이 맨발로 산을 오르며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

주 시장은 “격무에 지쳐 컨디션이 나빠지거나 우울감이 들 때면 맨발로 걷곤 한다”며 “발바닥에 느껴지는 흙과 굵은 모래의 자극은 다시 힘내서 일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보약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 시장은 "지역별 특성과 시민 목소리를 반영해 맨발로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기존의 자연형 맨발걷기 길을 최대로 활용하면서도 없는 곳 위주로 조성하는 등 최소 예산 투입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지난해 '남양주시 맨발 걷기 활성화 및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 맨발걷기 산책로 조성 등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올해는 도로여건, 안전성, 접근성 등을 고려해 현재 맨발걷기 길이 조성되지 않은 읍면동에 대해 대체 용지를 발굴, 맨발걷기 길 조성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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