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성과금 방식 변경" vs "특근 못해" 현대차·기아 생산차질 우려
2024.02.29 05:00
수정 : 2024.02.29 09: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기아가 특별성과금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최근 2년간 지급했던 격려금 차원의 특별성과금 대신 새로운 보상 체계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특히 노조의 특근 거부가 장기화 될 경우 수출 물량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어 특별성과금 지급을 요구할 계획이다. 참석 대상은 노조 전체 상무집행간부였고, 일반 조합원 참여도 독려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특별성과금을 즉각 지급하라며 공동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다음 달 1일부터 10일까지 주말·휴일 특근을 모두 거부키로 했다. 당장에는 피해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노조의 특근 거부가 장기화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현대차·기아가 전 세계에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 절반 가량은 현지 공장에서 만들지만, 나머지 절반은 모두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친환경차 역시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국내 생산 비중이 70%, 전기차는 국내 생산 비중이 90%에 달한다. 현대차·기아는 올해도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연초부터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최대한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노조의 특근 거부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현대차·기아 노조가 요구하는 특별성과금은 별도의 추가 포상으로, 노사 임단협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노조와 협상 없이 경영진의 재량으로 결정된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2022년 초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격려금 400만원을 지급한 것이 특별성과금의 출발점이다. 작년에는 600만원 규모의 특별성과금(현금 400만원 및 주식)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만큼 예년 보다 더 많은 특별성과금을 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특별성과금 대신 총 성과 보상 차원에서 임단협에 포함되는 성과금을 조기에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했다. 그룹 계열사 간 갈등, 비판적인 국민 정서 등 특별성과금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논란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회사의 방침에 노조는 특별성과금을 즉각 지급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노사 갈등이 임단협이 시작되기도 전인 연초부터 격화되는 모양새"라며 "우리 수출 경제의 버팀목인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