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폰, 눈으로 車 시동까지...삼성, 애플 등과 치열한 경쟁 예고
2024.03.03 15:02
수정 : 2024.03.03 15:02기사원문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 2024’에서 실시간 통번역 등 일부 기능을 제외한 다수의 인공지능(AI)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삼성전자를 맹추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도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6 시리즈에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AI폰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화면 보면 전화·메시지도
‘MWC 2024’에서 샤오미, 아너, 원플러스 등 중국 업체들은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을 대거 선보였다.
아너 부스에서는 이번 MWC를 통해 글로벌 출시를 발표한 ‘아너 매직 6 프로’를 통해 다양한 AI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글 ‘서클 투 서치’처럼 궁금한 제품 사진을 누른 채 화면 오른쪽 측면에 있는 ‘매직 포털’ 내 이베이 앱으로 이동시키면 이베이에서 해당 상품을 검색해줬다. 또 메시지에 쓰여있는 있는 주소를 ‘매직 포털’ 내 구글 지도 앱으로 드래그하면 해당 장소로 가는 법을 알려줬다.
‘AI 시선 추적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기기에서 발산한 적외선이 안구에 반사되는 움직임을 AI 센서가 감지해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이 기능을 통해 단말로 자동차 시동을 걸 수 있을 뿐 아니라 후진·전진 등도 원격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동작에 따라 화면 스크롤 등이 가능한 것도 신기했다. 화면을 일정 거리 둔 상태에서 손을 폈다가 아래로 구부리니 화면도 덩달아 아래로 스크롤됐고 손을 오른쪽으로 90도 돌리니 화면 닫기가 됐다. 또 손으로 주먹을 쥐니까 화면 캡처도 됐다.
폴더블폰도 만만치 않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주로 중국에 공급하는 대만 미디어텍은 자사의 디멘시티 프로세서가 △AI 요약 기능 △생성형 AI 사진·영상 제작 △비보 AI 스타일 변환 △원하는 사물을 지울 수 있는 오포 AI 지우개 △레드미 AI 확장 기능 등을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갤럭시 AI가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실시간 통번역 기능 정도를 제외하면 중국 업체들이 갤럭시 AI 기능을 많이 따라잡은 것으로 보인다.
또 폴더블폰도 당장 확인할 수 없는 내구성을 제외하고 외관상으로만 보면 상당한 수준이었다. ‘갤럭시Z플립’ 같은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의 폴더블폰 가운데 ‘ZTE 누비아 플립 5G’만 다소 조악했을 뿐 테크노 ‘팬텀 V 플립 5G’, ‘오포 파인드 N3 플립’은 접었다 폈을 때 자연스러웠다. ‘갤럭시Z폴드’ 형태의 폴더블폰 중에서는 '화웨이 메이트 X5', ‘오포 파인드 N3’, ‘아너 매직 V2’, ‘원플러스 오픈’ 등이 수준급이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66.4%에 달했으나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올해는 60.4%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의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중국 제조사 중에서는 레노버가 단연 돋보였다. 레노버는 세계 최초로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노트북을 공개했으며 레노버 산하 브랜드가 된 모토로라는 구부러지는 '벤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콘셉트이지만 이것 역시 상당한 기술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