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직장인 “어느 새 월급 넘어선 지출···결혼 가능할까요?”

      2024.03.03 05:00   수정 : 2024.03.03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3년차 직장인 A씨는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급여소득 절반을 저축하겠다고 마음먹었고, 실제 실행에도 옮겼다. 300만원대 초반의 월급 가운데 150만원가량을 빼서 저축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생활해왔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할수록 점차 소비가 늘어나며 부족한 돈을 입출금통장에서 꺼내 쓰게 됐다.

결국 지출은 늘어난 반면, 저축 규모는 생각보다 많지 않게 됐다. 저축 수단으로도 적금과 파킹통장만 쓰고 있는데 적합한 지도 모르겠다.
주변에선 투자를 많이 하고, 권유도 꽤 받았다. 아직 시작하진 않았지만 예·적금만으로 목표 자산을 형성하기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3년 후엔 결혼도 계획하고 있어 목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28세 A씨의 월 수입은 330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연간 비정기 수입 850만원이 들어온다. 월 지출은 342만원이다. 수입보다 12만원이 많다. 고정비는 보험료 7만원이 있고 변동비는 181만원이다. 주거·생활비(50만원), 통신비(4만원), 교통비(7만원), 용돈(110만원), 곗돈(10만원) 등 합산액이다. 저축은 152만원씩 한다. 주택청약(2만원), 청년희망적금(50만원), 적금(100만원) 등이 있다. 연간비용은 680만원이다.

자산으로는 예금(1000만원), 청년희망적금(1200만원), 청약저축(200만원), 입출금통장(800만원) 등 3200만원이 있다. 부채는 따로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회 진출 초창기는 고정적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출이 대폭 늘어나는 구간이다. 때문에 소비습관을 자칫 잘못 정립하면 지출이 소득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도 있다. 저축은커녕 생활이 힘들어지는 지경까지 갈 수도 있다.

독립, 결혼, 주택구입 등 재무목표를 설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일단 소득 대비 지출을 통제하는 작업이 우선 돼야 하는 이유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출 관리를 통해 자기 저축 가능 금액을 확인해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달성해야 하므로 소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소비 내용도 점검해가면 예산을 세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가계부 작성 때도 대개 내역 정리에 그치는데 월 지출 및 연간 비정기 지출 예산을 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어느 지점에서 자금이 과다하게 새나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 필수 지출 사항으로는 보험료, 학자금대출 상환금, 식비·생활비, 주거비용, 교통비, 통신료 등이 있다. 반면, 통제 가능한 비용으로는 데이트 비용, 운동비, 용돈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명절 비용, 휴가비, 의류비, 미용비 같은 연간 비정기 지출은 예산을 수립하고 그 안에서만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월 지출, 연간 비정기 지출 통장을 따로 만드는 작업으로 넘어가면 된다. 필수 비용들과 저축금액은 먼저 자동이체하고 나머지로 1주일 단위 소비 금액을 산정하는 게 필요하다.

A씨 같은 경우 결혼 자금을 위해 1억원을 만든다면 1차 년도에 2300만원, 2·3차 년도에 각각 2500만원을 목표치로 잡을 수 있다. 현재 보유한 3200만원을 합치면 달성이 가능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월 지출 중 저축액과 필수비용을 자동이체하고, 용돈으로 쓸 80만원을 별도 통장으로 넣어 1주에 20만원 정도로 지출을 통제한다. 연간비용으로 빠져나가는 680만원을 충당하기 위한 성과급, 상여금 등도 또 다른 통장으로 관리한다.

투자도 아예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물론 예·적금만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도 단기 목표자금 확보엔 적합하지만 특정 목표가 있다면 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빨리 달성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라면 일단 공격적으로 나가기보단 적립식을 택해보는 게 합리적이다.
금액도 처음엔 작게 시작해 역량과 정보가 쌓일수록 늘려나가는 게 맞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때 주변 사람들 투자 수익과 비교하거나 그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10년 후 주택구입 같이 본인이 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준비를 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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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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