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맥주' '효민사와' 히트 시킨 대표, 다음 도전은 위스키

      2024.02.29 14:31   수정 : 2024.02.29 14: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선례를 봤을 때 '하이볼(탄산수에 위스키나 브랜디 등을 넣은 술)'은 장기 트렌드가 될 겁니다. 현재 국내 RTD 하이볼 점유율 압도적 1위인 '부루구루'의 다음 목표는 위스키, 더불어 전통주인 막걸리와 증류식 소주입니다."
서울 서초구 부루구루 사옥에서 만난 부루구루 박상재 대표이사는 '부루구루'의 사업 모델에 대해 설계도(레시피)만 있으면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3D 프린터 같은 회사라고 소개했다.

부루구루는 양조(브루잉)를 잘하는 도사(구루)란 뜻이다.

박 대표는 "제품 기획, 생산까지 3주~4주면 완료된다"며 "한 달에 나오는 신제품만 5개는 넘고, '코카콜라'도 레시피만 주면 만들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실제로 부루구루는 지난해에는 챗GPT를 활용해 인공지능이 만든 레시피와 디자인을 활용한 '아숙업 하이볼'을 출시하기도 했었다.

기존 대형 주류 회사들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초대형 광고 모델을 기용해 같은 맛의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전략을 쓴다. 반면 브루구루는 변화하는 주류 시장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상품을 기획하고, 출시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한국콜마'가 대형 브랜드의 위탁을 받아 다양한 화장품을 만드는 것처럼, 부루구루 역시 주류업계의 '한국콜마'처럼 다양한 상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유행하는 캔 하이볼 제품인 '효민사와', '츄-하이', '이엘코냑하이볼' 등은 모두 부루구루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출시한 일명 버터맥주로 알려진 '트리플맥주(뵈르·BEURRE)', 하이볼인 '어프어프', '쿠시마사' 등은 백 만개 이상이 팔려나간 밀리언 셀러 제품에 등극했다.

부루구루의 대표 히트상품인 버터맥주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맥주에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버터를 뜻하는 프랑스어 '뵈르'를 사용했다며 법률 위반으로 검찰에 부루구루와 박상재 대표 등을 고발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고 불기소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재도 식약처의 행정처분을 취소하기 위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제품명에 '버터'를 사용한 것은 부루구루가 아닌 해당 상표권을 사용해 제품 제작을 의뢰한 측의 잘못이라 혐의 없음으로 판단됐다"며 "식약처는 이후 버터맥주 제작을 일정기간 중지하는 행정처분을 내렸는데 이미 생산 중단 후 100만 캔이 넘는 맥주를 폐기해 실효성이 없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처분 취소 소송으로 인한 노이즈를 감수하고라도 소송을 하는 것은 잘못이 없음에도 '행정처분'을 당했다는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첫 창업아이템은 발효 음료수인 '콤부차'였다.
그는 건강 음료로 미국, 호주 등에 알려진 콤부차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이후 맥주 하이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그는 "현재 파주 공장의 5배 규모의 종합 주류 제조공장을 짓고 향후 위스키 사업은 물론 파주 및 가평 등 국내산 쌀을 활용한 증류식 소주 시장, 막걸리 시장에도 진입할 예정"이라며 "2026년 상장을 목표로 해외 증류소 인수 및 양조장들의 인수 등을 통해 종합주류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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