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강대강 지속, 내일 여의도서 2만명 집결
2024.03.02 11:13
수정 : 2024.03.02 11: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정부가 의사 단체에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의사들은 오는 3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2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3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 계획이다. 의협이 예상하는 집회 참여 인원은 2만명 수준이다.
의협은 성명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낭떠러지 앞에 서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는 강대강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정부가 앞서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2월 29일)이 지나자마자 이번 '의료대란' 이후 처음으로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의협 회의록과 업무일지, 투쟁 로드맵, 단체행동 지침 등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이 전공의의 집단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해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압수수색 직전에는 보건복지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중 일부에 대한 업무개시(복귀)명령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송달(공고)했다.
우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자택 방문 등을 통해 명령서를 전달한 데 이어 공고를 통해 다시 한번 명령을 알린 것으로,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상자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 등 13명이다. 대부분 비대위나 각 수련병원에서 집단행동을 주도한 집행부로, 이들에 대한 처벌이 먼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복귀자의 수가 많은 만큼 처벌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에 따르면 복귀 시한(2월 29일 오후 5시 기준) 내에 100개 주요 수련병원(전공의 1만3000명 중 95% 근무)에서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모두 565명이다. 복귀하지 않은 이탈자 수는 8945명으로 소속 전공의의 71.8%이나 된다. 이탈자의 6% 정도만 다시 환자들에게 돌아온 것이다.
다만 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연휴 중 복귀 의사를 밝히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선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전공의들을 거세게 압박하는 배경에는 연휴 기간이 사실상 '처벌 없는 복귀'의 마지막 기회인 상황에서 복귀자들을 최대한 늘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휴기간 복귀자와 관련해 "어떻게 판단할지 더 고민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지금이라도 집단행동을 접고 속히 환자 곁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