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건수 10년새 40%↓...20·30·40 모두 "돈 없어"

      2024.03.03 12:37   수정 : 2024.03.03 12: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10년 간 혼인 건수가 40%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토막 가까이 줄어든 혼인의 첫 번째 이유로는 20·30·40대 모두 '결혼 자금'을 꼽았다.

3일 통계청의 '2023년 12월 인구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잠정치)는 19만3673건이다.

10년 전인 2013년(32만2807건)보다 40.0% 감소한 수준이다.

혼인 건수는 2011년(32만9087건)까지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2년부터 지속적인 감소세로 들어섰다.
2022년(19만1690건)까지 11년째 연속해서 줄어드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미뤄왔던 결혼이 진행된 영향 등으로 1983건(1.0%) 소폭 반등했지만, 증가세로 돌아선다는 전망은 강하지 않다.

최근 분기별 혼인 건수 추이만을 떼고 봐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는 양상이 보인다. 2022년 3·4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2.8% 반등해 작년 2·4분기까지 이어진 증가세는 다시 같은 해 3·4분기는 8.2%(3천707건), 4·4분기는 5.5%(2천907건) 각각 줄어들며 끊겼다.

결혼에 대한 인식 역시 바뀌는 추세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2년 20.3%에서 2022년 15.3%로 감소했다.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42.4%에서 34.8%로 감소하는 등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줄었다.

특히 '중도층'이라고 볼 수 있는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의 비율은 33.6%에서 43.2%까지 늘었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2022년 20대의 32.7%, 30대의 33.7%, 40대의 23.8%가 '혼수비용·주거 마련 등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를 꼽아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20대(19.3%)와 40대(15.4%)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많았다. 30대는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14.2%)와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4.2%)가 두 번째로 많았다.

생애 주기에서 출산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혼인이 줄어들며 저출생 현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8420명을 기록한 뒤 8년째 감소중이다. 혼인 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2012년으로, 약간의 시차를 두고 혼인과 출생의 감소가 연이어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시기 혼인의 감소가 미칠 여파에 따라 합계출산율이 당초 예상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에서 전망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중위 시나리오 기준)이다.


통계청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 때 혼인 건수가 많이 낮았기 때문에 그러한 영향이 계속 반영된다면 0.68명보다 낮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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