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도 中에 내주나" 한·중·일, 주도권 경쟁 시동

      2024.03.03 16:40   수정 : 2024.03.03 16: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중·일 3개국 완성차 메이커들이 수소차 판매 침체에도 미래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중국이 시장 규모를 무기로 상용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5년 내 한국과 일본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다음달부터 중국에서 수소연료전지(FC)시스템을 양산한다.

지난해 6월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장을 구축한 데 이어 양사 모두 중국에서 해외 첫 FC전용 공장을 마련한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공기 중 산소와 수소탱크에서 공급된 수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일종의 발전기다.
양사 모두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 버스, 철도, 발전기, 도심 항공기 등으로 FC시스템의 수요처를 확대, 수소차 생산에 있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당초엔 '선(先)수소차 생산·후(後)수소 생태계 조성'이었으나 최근 전략을 바꿨다.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의 전과정에 걸쳐 수소시대를 향한 길을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수소 승용차인 넥쏘에 대한 기술적 보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년에 차세대 넥쏘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2~3년간 현대차가 수소차 사업을 축소하거나 퇴로를 모색할 것이란 시장의 전망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적으로 수소차 사업 전개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있었으나 미래차 사업으로 수소사업을 끌고 가야 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리서치본부장은 "주요국의 수소발전, 수소 인프라는 이미 진도가 상당히 나간 상황"이라며 "(현대차가) 잠시 주춤했으나, 이러다가는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다시금 수소 모빌리티 산업에 동력을 주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소차 생산을 접었던 혼다도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미국에서 FC시스템 생산에 돌입하며, 올해 상반기 중으로 인기 차종인 CR-V를 기반으로 한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한다. 제조비용도 앞선 클래리티보다 3분의 1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 세계 수소차 판매대수(1~11월 1만3400대)가 전년비 약 30% 가까이 감소한 상황에서 완성차들이 수소차 개발에 다시금 시동을 켜고 있는 건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정부의 수소시장 확대 정책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는 70억 달러(약 9조5000억원)의 예산을 지원, 미국 내 7곳에 수소허브를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세계 최대 수소생산국이자 주요 소비시장인 중국은 '수소에너지 중장기 발전계획'(2021~2035년)을 수립, 2035년까지 수소차를 누적 100만대까지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상하이차, 장안기차 등 다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수소차 생산에 나서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구영모 소장은 "상용 수소차 최대 시장은 중국"이라며 "많이 만들수록 기술적 보완이 빠르게 이뤄질 수 밖에 없어, 이런 속도라면 향후 5년 내 한일 메이커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는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이 지난해 16억4000만 달러(2조원)에서 2030년 431억9000만 달러(57조원)로 약 2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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