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공천'으로 총선 이긴다고?
2024.03.03 19:10
수정 : 2024.03.03 19:27기사원문
이번 4·10 총선은 당초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야권 안팎에서 많았다. 정권 심판론으로 무장한 야권의 단일 대오 움직임과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결속력이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공천이 진행될수록 무리수만 보였다.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발(發) '하위 10%' 충격으로 본격화한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은 대표적 친문계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컷오프로 절정에 달했다. 당 안팎에서 친명계 위주의 편향적 공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도 이재명 지도부는 '시스템 공천'만 되뇌며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취임 직후부터 친문계를 겨냥해 '정권 재창출 실패 책임론'을 꺼내 사실상 공천 파동을 예고했던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끝까지 "민주당 공천은 혁신을 위한 고통스러운 결단"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면면을 뜯어보면 공천 물갈이 기준은 혁신이 아니라 '친명 감별' 여부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당 일각에선 '민주당을 친명계로 꽉 채운다고 해도 총선에서 지면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도 위험할 것이 뻔하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럼에도 친명계는 여전히 총선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선거의 달인' 김종인 개혁신당 공관위원장 등 제3자도 민주당 공천 내분이 총선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공천 파동과 이로 인한 '분당 위기'는 분명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대로 가다간 안 된다'는 심상찮은 분위기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동안 집안싸움에 골몰하느라 민주당 입장에선 꽃놀이패라던 쌍특검법 재의결은 허무하게 날아갔다. 영화 '돈 룩 업' 속 오판의 결과는 지구 멸망이다. 지금이라도 공천 후유증을 덜어 내고, 분당 위기를 막기 위한 이 대표와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glemooree@fnnews.com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