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경고등'....투자 끌어간 美, 소비자 6%만 전기차 선호

      2024.03.04 16:05   수정 : 2024.03.04 16: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대부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전기차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선호도가 고작 6%에 불과한 반면, 내연기관차 선호도는 전년보다 증가한 67%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성장 엔진이 급속도로 꺼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딜로이트 글로벌이 4일 발표한 '2024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선호도 조사에서 중국(33%)을 제외한 미국(6%), 동남아시아 및 인도(10%), 독일(13%), 한국(15%), 일본(6%) 등 대부분의 자동차 시장에서 매우 저조한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완성차들이 앞다퉈 전기차 공장 투자에 나선 미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가 나왔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반대로, 내연기관차에 대한 선호도는 상승세를 타며 전기차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67%가 내연기관차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전년(58%)에 비해 9%p 상승한 것이다. 동남아시아(2023년 조사·50%→2024년·52%), 한국(34%→38%), 독일(45%→49%), 일본(30%→34%) 등 전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엔진차 선호도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딜로이트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기·단절기)에 빠져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선호도가 저조한 원인으로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고가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리 등이 지목됐다. 완성차들의 전략 수정이 전기차 수요 정체를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완성들은 전기차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보다는 잘 팔리는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카 생산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전기차 생산 속도조절에 나선 가운데 애플도 애플카 계획을 백지화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기차 전환 목표를 5년 연기하고, 내연기관차를 계속해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의 완성차 메이커들의 속도조절은 결과적으로 테슬라와 BYD의 양강구도를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딜로이트그룹은 완성차들이 미래차 사업으로 돈을 쏟아붓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SDV)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커넥티드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매출, 수익과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특히, 선진국으로 갈수록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대해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인도(71%)와 중국(60%)을 제외한 한국(33%), 미국(25%), 일본(23%), 독일(20%) 모두 낮게 나타났다.
"커넥티드 서비스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기업들이 넘어야 할 산"이라고 딜로이트는 지적했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자동차산업 리더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편의성 측면의 이유로 미국 등 주요국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선호도가 높아지고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속 엔진이 꺼지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 세계 26개국, 총 2만7000명(각국 표본 약 1000명)의 자동차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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