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결' 김중희 "설경구 '힘들 시간이 어딨나' 조언에 바로 고민 해결" ②

      2024.03.04 18:00   수정 : 2024.03.04 18:00기사원문
배우 김중희 / 길스토리이엔티 제공


배우 김중희 /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배우 김중희 / 길스토리이엔티 제공


배우 김중희 /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김중희에게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연출 박원국 한진선/이하 '내남결')는 특별했다. 그는 극 배경인 유엔케이 회사에서 박민영(강지원 역)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얄미운 꼰대 상사 김경욱을 실감 나게 연기했다. "상태 메롱이야" 같은 말로 직원들을 조롱하고 강약약강의 자세로 사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현실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무빙' 등 존재감 넘치는 악인을 보여줬던 김중희는 김경욱이라는 인물에 코믹함을 한 스푼 더했다. 밉지만 '짠내'와 '웃픔'이 있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고. '내남결'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더 다채롭게 그리며 배우로서도 도약하며 또 목표가 생겼다.
앞으로도 전작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새로운 인물을 맡아 변신해 보고 싶다는 것. 그는 김중희 표 멜로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내가 봐도 질색했던 김경욱의 모습이 있다면.

▶다른 건 괜찮았는데 성적인 이야기할 때는 불편하더라. '이래서 여자가 안 되는 거야' 이런 대사들이 있어서 감독님에게 너무 대놓고 나온 대사 아닌가 여쭤봤는데 나중에 사이다 반전의 재미를 위해서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하시더라. 처음에는 짜증을 많이 내는 상사 정도로 생각했는데 (시청자들이) 경욱을 보면서 화도 내고 통쾌한 재미도 느끼시니까 결과적으로는 좋았다. 어떻게 하면 더 혐오감이 드는 인물이 될까 준비했던 대사들이었다.

-수민(송하윤 분)의 '수작'에 알아서 걸려드는 장면들이 많았다.

▶수민과 민환(이이경 분)이 회사에서 이야기하는 걸 듣고 달려들었지만, 막상 한 대도 못 때리는 장면도 있고 경욱의 '찌질함'이 보이는 모습이 있다. 수민과 지원이 회사 로비에서 싸우는 신에서 경욱이 수민의 임신 이야기를 듣고 쓰러지지 않나. 이게 수민이에게 중요한 신이어서 코미디를 섞는 게 조심스러웠는데 감독님에게 많이 오버하지 않고 툭 쓰러져보겠다, 이상하면 편집해달라고 했는데 너무 웃겨서 그대로 나왔다고 하더라.

-실제로 많이 알아보나.

▶최근에 식당에 갔는데 두 분이 속닥속닥하시면서 알아보시더라. 거리가 너무 가까운데 '맞아' '아니야' 하는 이야기가 너무 들려서 '저 맞아요'라고 했다. 지금까지 악역을 했을 때 사람들이 무서워하기도 하고 재수 없어 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먼저 와서 '너무 얄미워요'라고 하신다. 이런 반응들은 처음 경험해 본다. 실제 모습은 달라 보인다고 하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그런 반응이 보상 같달까. 감사하고 행복하다. 배우로서 제 노력을 알아봐 주시는 것처럼 행복한 일이 없더라.

-'내남결'이 인기가 많아서 가족들도 좋아했을 것 같다.

▶엄마가 너무 행복해하셨다. 지금까지는 영화나 OTT 작품이 많았고 캐릭터도 세지 않나. 이번 작품은 이야기도 재미있고 일단 김경욱이 길게 나오니까. (웃음) 어머니가 젊었을 때 가수의 꿈이 있었다고 하는데 아들이 TV에 나오는 걸 더 기뻐하신다.

-박민영 송하윤 두 여배우를 괴롭혔는데 호흡이 어땠나.

▶(박)민영이 같은 경우는 현장에서 연기하려고 엄청나게 집중하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워낙 신이 많고 대사가 많아서 쉽지 않았을 거다. 대면하는 신에서 오히려 더 침을 튀듯이 이야기 해보면 어떻겠냐고 해서 그런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송)하윤이는 놀랐다. 평소 모습과 연기할 때 모습이 정말 다르더라. 드라마 보면서도 정말 연기 잘한다고 느꼈다. 나도 해봐서 악역의 고충을 안다. 하윤이는 현장에서 티를 하나도 안 내고 임하더라.

-많은 시청자가 유앤케이 회사에 다니면 재밌겠다고 했는데, 직장생활을 간접경험 해본 소감은.

▶경욱으로서는 재미있었고 이런 회사 다닐만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실제 나였다면 경욱은 한심하게 느꼈을 것이고 주연 인물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재미있었을 것 같다. 남 흉 보는 재미가 있는 회사 아닌가. 그런 면에서 스펙타클함이 있었다. 나는 배우의 삶을 살고 있고 친구들은 그런 나를 더 신기하게 생각하지만, 오히려 나는 매일 직장에 나가고 일을 하는 직장인 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나는 못 할 거다. 연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배우로서 더 열심히 살려고 해야겠지.

-'악마음' '무빙' '내남결'까지 파격적인 변화를 해왔다 .

▶도전에 대한 갈증이 많다. 김남길 선배, 설경구 선배 등 친한 선배들 만나면 제가 많이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고는 한다. 배우들마다 다 조언이 다른데 그런 여러 의견 속에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내가 김경욱을 맡으면 김중희의 김경욱을 보여줘야 할까, 김경욱 그 자체를 보여줘야 할까. 이런 고민을 털어놓으니 (설) 경구형은 '그냥 진솔하게만 연기 해'라고 해주셨다. 너무 와닿더라. 고민 안에 빠지지 말고 대본 속 신에 맞춰서 진솔하게 하라는 이야기다. 형님은 가끔 연락을 주신다. 넌지시 '무빙 잘 봤다'고 해주신다.
'악의 마음' 때 악역 하면서 너무 우울하고 힘들다고 했더니 형이 '너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야, 정신 차려, 앞으로 할 게 많은데 힘들 시간이 어딨니' 하셔서 고민을 한 방에 날렸다. (웃음)

-'내남결'은 김중희에게 어떤 의미인가.

▶배우 김중희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이번에 희극적인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는 배우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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