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 관리 직접 챙긴다

      2024.03.04 18:16   수정 : 2024.03.04 18:16기사원문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선제적인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에 나섰다.

예상되는 해외대체투자 위험성을 한 발 앞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해 '업계 모범사례'로 만들겠다는 것이 함 회장의 판단인 것이다. 각 금융그룹이 전수조사, 컨설팅을 통해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에 나선 가운데 회장이 직접 해외투자 리스크 관리를 챙기는 것이 업계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대체투자평가위 신설·현장 실사 의무화

4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함영주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그룹 임원 회의에서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함 회장은 "올해 해외부동산투자 사전 심의기구를 신설하는 등 그룹의 한 발 앞선 해외부동산투자 리스크관리 노력이 금융업계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실제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해외부동산투자 사전 심의기구인 '해외대체투자평가위원회'를 신설했다. 해외부동산을 비롯한 해외대체투자에 IB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는 게 핵심이다. 본격적 투자를 결정하기 전 초기 단계부터 IB전문가들이 사업성 분석 등 검토 의견을 제시한다.

특히 해외부동산투자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현장 실사를 의무화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투자 담당 직원들이 직접 현지에 방문해 현지 IB·기업금융 전문 인력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 적격성을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부동산의 경우 우리나라와 상품구조와 부동산 거래 관행이 다르고 판매사·자산운용사·에어전시 등 다양한 시장참여자들이 개입해 투자 시 현장점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분 투자를 할 경우 후순위로 밀려나고, 재무약정에 따라 중후순위 투자자들이 대출원금 상환에 취약한 점도 해외부동산투자 리스크로 꼽혔다.

하나금융그룹이 투자 검토 단계에서 현장 실사를 의무화한 것도 이런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은 부동산 가격 하방리스크가 있는 미국·유럽지역에는 '보수적인 투자 원칙'을 세웠다. 현지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전에는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신속한 회수에 나서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하나증권은 내친김에 사후관리 전담조직 'IB솔루션본부'를 확대했다. 지난해 초 25명이던 전담인력은 현재 37명으로 늘어났다. IB솔루션본부는 해외부동산을 상업용과 비상업으로 구분하고 자산유형별로 리스크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회색 코뿔소'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정면 돌파

하나금융이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는 해외대체투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예상되는 위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실제 하나금융그룹의 해외부동산투자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주요 금융그룹 중 큰 편이다.

지난해 말 하나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잔액은 약 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그룹 당기순이익(3조4516억원)의 1.5배 수준이다. 최대 계열사인 하나은행 투자잔액은 지난해 9월말 기준 2조4755억원으로 올해 5945억원이 만기 도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경우 투자잔액 95%가 선순위 대출이라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하다는 게 하나금융그룹 분석이다.


다른 금융그룹들도 리스크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한영회계법인에 컨설팅을 의뢰해 글로벌 IB 수준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수립 중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주사 리스크관리부서를 중심으로 위기대응협회의를 꾸려 관리하고, 매달 회장이 주관하는 회의에서 상업용부동산 관련 자산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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