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전쟁 승리 목전… 서비스물가 잡아야 금리인하 속도"

      2024.03.05 17:55   수정 : 2024.03.05 17:55기사원문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아직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높아 금리 인하 시기는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은 4일(현지시간) 공개한 분기별 보고서에서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진행한 싸움에서 곧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BIS의 통화 및 경제 담당 이사 클로디오 보리오는 "중앙은행들의 결단있는 조치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자리잡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면서 "경제활동이 회복력을 보이고 금융체제도 잘 버텨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각국 금융시장이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과 중앙은행이 신호를 보낼 시점이 가까워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의 의견에 수렴한다는 점은 각국 중앙은행의 위기 인식이 잘 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직전 분기 BIS 보고서에는 각국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고무적이라면서도 위기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더 긍정적인 진단이 내려진 셈이다. BIS는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주가가 급등하는 것에 대해서 경고했다. 보리오 이사는 기술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시장을 끌어올리는 열기가 보이기 마련이며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미국 외 다른 나라 증시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주요 경제국들의 "매우 부드러운" 연착륙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BIS는 올해 서비스업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높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노동집약적인 서비스업 물가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높을 것이라며 통화 긴축 정책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과 기타 주요 경제국의 경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서비스 물가가 높은 수준을 계속 보여왔다. 서비스업 물가는 임금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끌어내리는데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주 유럽의회 연설에서 앞으로 여러 분기 동안 임금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이끌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서비스 물가가 오른 것은 예상하지 않았던 소비자들의 높은 서비스 수요 때문이라며 끌어내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은행총재는 고용시장을 포함한 미국의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정도로 긴박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스틱은 애틀랜타 연은 홈페이지에 올린 논평에서 기업들이 현재 지나치게 활기가 넘쳐 금리를 내릴 경우 수요가 급증하고 이것이 다시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3·4분기(7~9월) 중 금리 인하를 예상해온 보스틱은 실시 후 그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금리를 다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표결권을 갖고 있는 보스틱은 미국 물가가 2%를 향해 접근하고 있다는 진전이 필요하며 그래야만 자신은 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했다.
또 연내 금리 0.25%p 인하가 두차례 실시되는 것이 연준으로써도 바람직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6월 금리 인하가 실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고용시장과 임금 상승세가 계속 기대 이상으로 좋을 경우 늦어질 수 있다.
연준은 오는 19~20일 FOMC 회의를 개최하며 현재 5.25~5.5%인 기준금리의 동결이 유력하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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