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었어야 했다".. '부산 멍키스패너' 피해자, 입장 밝혀
2024.03.06 09:36
수정 : 2024.03.06 15:15기사원문
이른바 '부산 멍키스패너' 사건의 피해자 A씨는 지난 5일 YTN '뉴스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 상황부터 지금까지의 심경을 전부 털어놨다.
범죄 예감하고 남친 어머니에게 도움 요청했지만..
해당 사건은 지난해 3월 2일 부산 서구의 한 사무실에서 발생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부터, 또 당일에도 가해자 어머니와 경찰에 구조 신호를 수차례 보냈었다.
A씨는 "B씨가 사건 발생 전에도 '나는 경찰이랑 법 따위는 무섭지 않다'며 위협해왔기 때문에 저나 우리 가족을 흉기로 공격할 것 같은 불길한 마음에 위험한 상황을 막고자 B씨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고 도움을 청했었다"라며 "그런데 B씨 부모님께서 계속 방관하셔서 어쩔 수 없이 경찰에 마지막 도움을 요청했었다"라고 했다.
가해자 어머니 "너만 눈에 들어오니까..네가 좀 다시 만나서 풀어줘라"
이날 YTN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B씨 어머니는 두려움을 호소하는 A씨에게 "걔가 그렇게까지는 못한다" "알다시피 애 같은 게 있다" "너만 눈에 들어오니까 그런다"라는 말을 했다.
이밖에도 A씨가 B씨에게 이별을 요구하거나 다툰 상황이면 B씨 어머니가 A씨에게 따로 연락해 "B씨에게 연락 좀 해 주면 안 되겠냐" "네가 연락해서 다시 만난다고 하면 풀어질 거다" 등의 말을 했다.
B씨 어머니가 아들의 폭력성을 알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2022년 크리스마스 당시를 떠올리며 "그날 도저히 못 버티겠어서 헤어짐을 요구했더니 (B씨가) 목을 조르고 '헤어지잔 말 못하게 해주겠다'며 제 양쪽 입을 찢더라"라고 설명했다.
양쪽 입이 찢어진 A씨는 B씨의 어머니에 연락해 "오빠가 제 입을 찢어놔서 지금 입술이 다 터진 상태다. 폭력성이 심하다"라고 얘기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우리 애는 그런 애가 아니다" "폭력성 없고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피해자 "15년 후 출소하면.. 그 사람 손에 죽을것 같다"
A씨는 B씨에 징역 15년이 선고된 것에 대해서도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A씨는 "제가 죽었다면 더 많은 형이 선고될 수 있는데 오히려 살아있어서 감형이 된 것 같다"라며 "B씨가 출소하면 그 사람 손에 죽을 것 같은 시한부 인생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라고 호소했다.
A씨는 또 "간신히 죽음의 고비는 넘겼지만 현재 이 사건의 충격과 트라우마로 정신적 신체적 등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많이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극심한 불안 때문에 수면장애까지 겪고 있는데 수면제 복용 후에 겨우 잠이 들어도 사건과 관련된 악몽을 매일 꾸고 수면 중 호흡정지도 빈번하게 발생해서 호흡도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A씨는 가족들도 괴로워하고 있다며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자식으로서 형제로서 참 못났고 불효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라며 "제가 처한 힘든 일보다 뒤에서 몰래 괴로워하면서 견디고 있는 가족들이 더 짠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A씨는 끝으로 "우리나라에서 저와 피해자들이 살아갈 만한 동기가 부여되도록 사회적으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