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산울림 음악, 유럽을 사로잡다...'LP 최초 해외 정식' 발매
2024.03.07 09:13
수정 : 2024.03.07 09: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 대중음악의 큰 획을 그은 ‘산울림’의 걸작 LP가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 발매된다.
오는 15일 유럽의 주요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산울림 LP는 1~3집과 자체제작한 컴필레이션 '이브닝 브리즈(Evening Breeze)'로 총 4종이다.
7일 산울림 측에 따르면 스페인 재발매 전문 레이블 ‘구에르센 레코드’가 지난해 리마스터를 통해서 국내 재발매된 산울림 LP 전집에 큰 관심을 보였고, 라이선스를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이번에 발매되는 LP들은 모두 구에르센 레코드에서 유럽 현지 제작한 것으로, 국내에서도 수입반으로 유통된다.
산울림 LP는 지난 1990년대 중반, 한국 록에 관심을 가진 일본 팬들이 한국의 중고 레코드 숍을 돌며 산울림의 LP를 싹쓸이하여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았고, 2000년대 중반에는 유럽과 일본, 남미 등지의 록 팬들에게 산울림과 신중현의 음악이 ‘한국의 사이키델릭 음악’으로 불리며 컬트적 인기를 누렸다. 유럽에서는 산울림 1,2집의 불법 해적반이나 정체불명의 컴필레이션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매되는 4종 중 1977년과 1978년에 발매되었던 산울림 1~3집은 각각 [Vol. 1: 올레디 나우 Already Now](아니 벌써), [Vol. 2: 스프레드 실크 온 마이 하트 Spread Silk On My Heart](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Vol. 3: 마이 하트 My Heart (My Soul Is A Wasteland)](내 마음 (내 마음은 황무지))라는 제목으로 소개된다.
그리고 컴필레이션 앨범 '이브닝 브리즈'는 산울림의 골수팬이기도한 구에르센 레코드의 대표 안토니 고르구에스가 직접 선곡한 23곡을 2장의 LP에 담았다. 1979년작 4집부터 1983년작 9집까지의 수록곡 중 '특급열차 (속에서)' '내일 또 내일' '한낮의 모래시계' '포도밭으로 가요' '무녀도' '새야 날아' '오늘 같이 이상한 밤' 등 산울림 특유의 역동적 에너지와 독창적 정서가 담긴 작품들이 수록됐다.
국내에서 사랑받은 산울림의 곡이 주로 서정적인 발라드 성향의 작품인데 반해, 초창기 퍼즈 기타(이펙트를 사용한 거칠고 일그러진 소리)와 오르간을 중심으로 한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중심으로 선곡한 점이 특징이다.
영국의 저명한 대중음악 잡지 중 하나인 월간지 '신딕(Shindig!)'은 2월호에 산울림 특집 기사에서 " 경계를 깨부순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로, 록 음악의 전성기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했지만 이를 충분히 만회하고 케이팝의 독창적 스타일을 확립했으며, 정치적 혼란과 정부의 규제가 횡행하는 분위기 속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로 소개했다.
김창완은 “K-POP이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 요즈음, 1970년대에 발매되었던 산울림의 앨범들이 사랑을 받는다는 점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와 다른 시선으로 구성한 컴필레이션 앨범도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해외발매 건을 성사시킨 뮤직버스 박종명 대표는 “지난 2월 전세계 예약주문을 통해서 이번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대한민국의 역사적 음반에 대한 전세계 음악인들의 사랑을 확인했으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국의 명반들을 전세계에 소개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