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부장,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가동해야

      2024.03.07 14:47   수정 : 2024.03.07 14: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7일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근본적인 길은 평화 협상을 재개해 각 당사자, 특히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외교부장 기자회견에서 "급선무는 위협·압박을 중단하고 번갈아 상승하는 대결의 나선(반복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왕 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진행됐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등과 같은 회담 등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가 이날 언급한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라는 표현은 '북한 핵 개발과 한반도 긴장 고조의 근본 원인이 북한이 아닌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등에 있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과 인식을 피력한 것이다.


그는 "현재 한반도 형세는 날이 갈수록 긴장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라며 "세상이 혼란 속에 있는 만큼 한반도에서 재차 전쟁이 발발하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는 여러 해 동안 끌어왔고, 병의 근원은 분명하다"면서 "그것은 바로 냉전의 잔재가 여전히 존재하고, 시종일관 평화 메커니즘을 구축하지 않았으며, 안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처방전 또한 이미 만들어져 있고, 그것은 중국이 제시한 쌍궤병진과 단계적·동시적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쌍궤병진은 비핵화와 북미평화협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또 "중국의 한반도 문제 입장은 일관되고, 모든 노력은 한반도 지역의 평화와 장기적 안정에 집중된다"면서 "지역의 평화·안정을 깨려는 자는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왕 부장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은 구체적인 국가의 책임 등에 대해서는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대한 비판을 깔고 있다.

한편 왕 부장은 미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반도체 대중 수출 및 투자 등을 규제하는 점을 겨냥, "미국이 중국을 억압하는데 집착하면 결국은 스스로 피해를 당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왕 부장은 미국의 강권적인 행위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국가 주권의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 왕 부장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대만이 조국에서 분리되는 걸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대만 총통 선거 및 총선에 대해서도 '지방선거'라고 주장했다.


2013년 중국 외교부를 총괄하는 외교부장직을 맡은 왕 부장은 2012년 12월 외교부장 직을 후임 친강 전 부장에게 넘겨줬다가, 지난해 7월 친강의 갑작스러운 낙마로 다시 외교부장을 맡아 10년 넘게 중국 외교부의 수장직을 맡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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