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장볼 때 탄다는 3억 '본드카'…3.3초면 100㎞ '슝'
2024.03.09 08:15
수정 : 2024.03.09 10:32기사원문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스포츠카도 난 큰 게 좋더라. 액셀도 밟으면 밟는 대로 힘있게 나가는 게."
지난해 '골프 레전드' 박세리 감독이 개인 SNS에 남긴 게시글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영화 '007' 시리즈의 본드카로 알려진 애스턴마틴 DBX707의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가격이 3억 원을 넘는 럭셔리카인 데다 최근 한 예능에서 박 감독이 "주로 장을 볼 때 사용한다"며 운전대를 잡는 모습이 나와 화제가 됐다.
DBX707을 처음 탑승하면 마치 아이언맨 슈트가 몸에 맞게 알아서 조정되듯 운전석과 스티어링휠이 몸으로 밀착하는 모습에 놀란다. 차체는 높지만 좌석을 조절하면 소형 SUV를 운전하던 운전자도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박 감독이 방송에서도 말했듯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방법은 생소하다. 처음 탑승하면 콘솔박스의 버튼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숙지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내비게이션은 터치스크린을 지원하지 않고 다이얼과 버튼을 써서 움직이는 구조다. 애플 카플레이도 유선으로만 지원하는데 케이블을 연결하는 곳이 콘솔박스 안에 숨어 있어 찾기 불편하다.
무광인 짙은 갈색 가죽 인테리어와 다이얼 및 물리버튼이 차량의 럭셔리함을 뽐내지만 시동키는 물론 변속기어도 모두 버튼식으로 돼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전반적으로 럭셔리함과 편의성을 맞바꾼 셈이다.
조작법은 깐깐하지만 막상 주행에 나서면 드라이빙 성능이 워낙 부드러워 구름 위를 다니는 기분이 든다. 자동차 길이가 5040㎜인 대형 SUV지만 날렵한 쿠페형의 디자인이 반영돼 주행감이 날렵하다. 애스턴마틴은 DBX707의 정체성을 가장 빠르고, 가장 강력하며, 최강의 핸들링 성능을 발휘한다는 3가지 키워드로 설명한다.
최대 출력은 707마력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속도인 제로백은 3.3초에 불과하다. 스포츠카의 민첩한 코너링과 다이내믹 성능을 보장하기 위해 자동으로 토크를 분배하는 시스템인 전자식 리어 디퍼렌셜(e-diff)이 적용됐다. 9단 자동변속기가 제공하는 세밀한 차이도 느껴볼 수 있다.
고성능을 더욱 체감하고 싶다면 스포츠 모드가 기다리고 있다. GT 스포츠 및 스포츠+ 모드에서 가능한 레이스 스타트 기능은 가속 성능을 극대화한다. 엔진소리는 기본적으로 슈퍼카 특유의 '으르렁'하는 소리가 있는데 스포츠 모드에서는 이러한 소리가 더욱 커진다.
다만 주행보조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라운드 뷰를 통해 주위에 위험이 감지될 시 알람이 울리거나 멈추게 되는데 지나치게 민감하다. 가령 정지된 상태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옆에 차량이 가까이 있다고 인식하고 알람이 울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