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vs 곽상언 vs 금태섭 '3파전'..지역상권 표심을 잡아라 [2024 총선]

      2024.03.10 15:57   수정 : 2024.03.10 18: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의원님, 다시 국회의원 되셔서 종로 꼭 좀 살려주십시오"
지난 7일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가 서울 종로구 동묘시장 유세현장에서 만난 50대 중반 상인 김모씨의 말이다. 김씨는 "이제 상인들은 경제를 되살려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민주당 후보없이 치러진 재·보선에서 첫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최 후보는 2년간 종로 전 지역을 훑으며 밑바닥 표심을 다져온 만큼 조직과 지역기반 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다는 게 캠프측 설명이다.

재선 도전에 나선 최 의원은 감사원장 출신답게 '원칙과 소신'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지역구민의 일이라면 열일을 마다하지 않고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공복 역할에 충실해 왔다는 게 후보측 입장이다.
30년 동안 종로구에 거주해온 60대 최종남씨는 "사람이 청렴하고 한입으로 두 말 안하는 것 같아서 좋다"며 "요새 흐름을 보면 최 의원이 다시 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원래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임모(72)씨도 "30년 동안 여기서 장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최 후보를 지지하려고 한다"며 "종로에 어울리는 '신사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다만 최 후보측은 대선과 같이 치러진 지난 보선때와 달리 최근 어려워진 경제사정과 팍팍한 서민의 삶으로, 어느때보다 어려운 선거전이 될 것으로 보고 바닥표심 다지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후보는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며 동묘시장 골목 골목 가게를 방문해 연신 허리를 숙이고 한 표를 호소했다. 최 후보는 △용도지구 규제 완화 △교통중심화 및 동(洞)별 맞춤형 성장책 △뿌리산업 지원 및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등 3대 중점과제를 내세워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최 후보는 기자에게 "민주당 공천 파동으로 인한 (반대급부) 국민의힘 지지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종로 주민들과 긴밀한 소통을 가지고 구체적인 문제를 파악해 민생을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민주당 곽상언 후보는 지난 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종로를 다시 종로답게 만들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이날 개소식에는 발 디딜틈 없이 인파가 몰렸다. 곽 후보 응원차 왔다는 한 지지자는 “종로를 바꿔야한다”고 요청했고, 곽 후보는 악수로 화답했다. 이날 곽 후보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면서 종로구를 떠나고, 전국을 배회하다 다시 돌아왔다“며 ”지금 종로가 어떤 상황인지 묻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곽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종로는 노 전 대통령의 옛 지역구이기도 하다. 사위가 장인의 지역구 탈환에 나선 것이다. 곽 후보는 2년간 종로 지역위원장 활동을 통해 '차별없는 기회균등 사회'를 만드려는 이른바 노무현 정신의 실천을 꾸준히 해왔다는 게 캠프측 설명이다.

창신동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영자(64)씨는 “지금 현역 국회의원이 하는 걸 보면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곽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이웃인 윤재옥(60)씨 역시 “과거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국회의원을 할 당시에는 간담회를 열어 주민들과 소통을 자주 했지만 지금은 방치되는 느낌이 든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곽 후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와 비판 역할을 민주당이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데 따른 실망감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이학길(52)씨는 “곽 후보 인물 자체는 경쟁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민주당이 너무 못해서 표를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곽 후보는 주요 총선 공약으로 '전통시장 지원책'을 내걸었다. 온라인 판매 경로 개척을 위해 이커머스와 업체를 연계하고, 전통시장 무료 배달 서비스를 구축해 지역구민과 전통시장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종로의 고궁, 박물관, 미술관 등을 종로구민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컬처패스'를 약속했다.

개혁신당 최고위원인 금태섭 후보는 10일 오전 종로의 한 교회 앞에서 "안녕하십니까. 종로에 출마하게 된 금태섭입니다"라며 교인들에게 인사했다. '소신에 어긋난다'며 공수처에 반대해 더불어민주당 징계를 받고 탈당한 정치 이력을 지닌 금 후보를 알아보고 반기는 시민이 적잖았다. “이준석 대표가 있는 데 아닌가”라며 개혁신당에 관심을 표명한 주민도 있었다. 그가 지역 주민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한국 정치를 바꾸겠습니다”이다. 정치권 전반 뿐 아니라 종로만 놓고 봐도 거대 양당이 번갈아 당선되어도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가장 먼저 내세운 공약은 ‘종로를 파리처럼’이다. 갖가지 규제속에서도 과감한 재개발로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혁신 도시로 성공한 프랑스 파리처럼 종로를 품격 있는 혁신 도시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우선 9개 대학의 캠퍼스 담장을 허물어 대학은 부족한 건물을 더 지을 수 있고 주변 지역은 주택 가치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공공 기관 지방 이전을 앞당기고 규제는 그만큼 줄여 종로가 대한민국 경제 1번지라는 위상을 되찾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행촌동 일대 재개발, 평창·부암 원형 택지 개발, 혜화·이화 일대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 창신·행인 신통 개발로 직주 근접 주거 단지 5000호 공급 등도 '지역 발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다만 제3지대 빅텐트 해체 후 개혁신당이 지지율 정체에 빠져 있는 게 금 후보에겐 뼈아픈 지점이다.
이날 교회 인사에서 일부 주민은 금 후보에게 격려를 건네면서도 “개혁신당이 좀 잘해야지, 왜 세가 안 불어나나”라는 일침을 놓기도 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김찬미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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