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남은 참의사들" 신상·조롱 확산하자…일부 전공의 "존중 해야"
2024.03.11 05:53
수정 : 2024.03.11 14: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서 의료 현장에 남은 전공의를 비난하거나 복귀를 막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에 전공의들 내부에서도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현재 근무 중인 전공의 선생님들에 대해 비난할 의사가 없다"며 "일부 온라인상에서 실제 그러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면 중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각자의 입장과 그에 따른 결정은 모두가 다르다"며 "사직은 각자가 선택한 사안이며 병원 근무를 지속하는 것 역시 본인의 결정으로 그 모든 결정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젊은 연령층의 의사와 의대생이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매디스태프'에는 최근 의료 현장에 남은 전공의를 '참의사'라고 조롱하는 게시물이 확산됐다. 일명 '참의사 명단'이라는 해당 글에는 환자 곁에 남은 전공의들 및 복귀자 실명과 소속 병원, 연차 등 세부적인 정보가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한 전공의가 "파업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여하고 있다"며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선후배, 동기들과 3~4년을 지내야 하는데 온갖 눈초리와 불이익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들 내부적으로 현장에 복귀하지 못하도록 교사 및 방조한 행위와 협박 등 위법 내용을 파악해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차관은 "면허 정지 처분보다 동료들이 더 무섭다는 전공의의 호소를 들으며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며 "사람을 살리는 직분을 부여받은 의사들이 어쩌다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마음이 답답하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