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에 병원 찾았더니…뇌 속에 기생충 '꿈틀'
2024.03.11 09:29
수정 : 2024.03.11 09: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편두통을 호소하던 남성의 뇌에서 살아있는 기생충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기생충은 두개골 아래에 알까지 낳은 상태였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사는 50대 남성은 편두통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남성은 기생충 감염 신경낭포증(이하 NCC)을 진단 받았다. 뇌의 양쪽 반구에 여러 개의 낭종과 부종이 발견됐고, 전염병 전문가들은 돼지 촌충이 뇌에 알을 낳고 두개골 아래 조직을 자극해 편두통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기생충 감염 신경낭포증은 돼지 촌충의 유충 낭종(기생충의 미성숙 단계)이 신체의 여러 부분을 감염시키고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미국에서 매년 1320~5050건의 신경낭포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장내 촌충에 감염된 사람의 대변에서 나온 미세한 알을 삼키면 감염되며, 이를 자가 감염이라고 한다.
의료진들은 "남성이 '덜 익힌 베이컨을 자주 섭취한다'고 자가보고 했고, 그가 덜 익힌 베이컨을 먹고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서 감염된 돼지고기를 접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일로 이 사례는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례는 '미국 사례 보고서 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촌충이 있는 사람과 함께 살거나 촌충이 있는 사람이 조리한 음식을 먹는 것도 해당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감염은 돼지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람의 배설물을 먹는 개발도상국의 시골 지역과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