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감세·비과세 '방점…고소득자 혜택 집중

      2024.03.11 11:07   수정 : 2024.03.11 11: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연 소득 78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에게 세금을 감면해 주거나 비과세하는 정책이 집중되고 있다. 대기업도 상대적으로 혜택을 입고 있는 게 수치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가 감세를 정책방향으로 잡았고 총선을 앞둔 정치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감세 정책은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감세로 소비·투자가 늘게 되면 고용이 증가하는 선순환을 기대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지연될 땐 재정 악화와 양극화 심화 등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연 소득 78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혜택을 받는 조세지출은 15조4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조세지출은 세금을 면제하거나(비과세) 깎아주는(감면) 방식 등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고소득자 대상 조세지출은 2019∼2021년 10조원 안팎에 머물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022년 12조5000억원, 2023년 14조6000억원(전망)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비중도 증가세다. 지난해와 올해 전체 개인 조세지출 중 고소득자 수혜 비중은 각각 34.0%, 33.4%로 예상됐다. 28∼30%대를 맴돌았던 2019∼2021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2018년(34.9%) 이후 가장 높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조세지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올해 기업 대상 조세지출 중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 수혜분은 6조6000억원, 비중은 21.6%로 예상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지출 규모는 2조2000억원은 늘었다. 수혜 비중은 4.7%포인트(p) 껑충 뛰었다. 대기업 수혜 비중은 2016년(24.7%) 이후 가장 높다.

대기업 조세지출 수혜 비중은 2019∼2021년 10∼11% 수준이다. 2022년 16.5%로 수직상승한 뒤 매년 증가세다.

고소득자 수혜 비중 상승은 사회보험 가입률과 건강보험료율 상승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소득자일수록 보험료공제 규모가 크다.

연구·개발(R&D) 및 투자세액공제는 투자 규모가 크고 세금도 많이 내는 대기업의 감면 비중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대기업 세제지원을 통해 투자가 늘면 근로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역대급 세수 감소 영향으로 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조세지출까지 증가가 예상되지만 뚜렷한 재원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내년 재정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정부는 내년 시행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기로 하고 다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주식) 이상의 소득을 올린 투자자가 내는 세금이다.

지난해 말에는 상장주식 양도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상향해 수십억원대 주식 투자자들이 대거 과세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월 20만원인 기업의 출산지원금 비과세 한도는 없애기로 했다. 비과세 한도는 지난해 약 20년 만에 월 10만원 상향됐다.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전액 비과세'로 세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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