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받쳐줄 때 찍자' 사모채, 고금리에도 발행러시

      2024.03.11 16:10   수정 : 2024.03.11 16: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시화하면서 채권 발행시장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공모채가 휩쓸고 간 시장에는 사모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은 지난 8일 사모시장에서 회사채 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2년물로 표면이자율은 연 5.8%에서 결정됐다. 코오롱의 신용등급은 BBB+ 수준으로 공모 시장의 수요예측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사모채 발행 의존도를 키우는 모습이다. 코오롱은 지난달 28일 사모채 2년물 200억원어치를 연 5.7%에 발행한 바 있다. 이후 열흘 만에 추가로 발행한 것이다.

신용등급 A-인 이지스자산운용도 이달 8일 1년 6개월물 120억원어치를 찍었다. 표면이자율은 연 7.2%에 결정됐다. 신용등급 A+인 대림도 지난달 29일 2년물 총 500억원어치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4.527% 수준이다. SK디앤디는 같은 달 28일 총 62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찍었다. 1년 6개월물과 2년물로 표면이자율은 각각 연 7.5%, 연 7.9% 수준이다. SK디앤디의 신용등급은 BBB0다. 마스턴투자운용도 같은 날 69억6000만원 상당의 사모채를 찍었했다. 1년 6개월물로, 금리는 연 7.5%에 결정됐다.

신용도 BBB+ 수준인 한진은 비우량채임에도 A급 기업보다 낮은 금리에 사모채를 발행해 눈길을 끌었다. 한진은 이달 6일 1년물, 1년 6개월물을 총 400억원어치 발행했다. 1년물은 연 4.1%, 1년 6개월물은 연 4.250%에서 금리가 정해졌다.

기업들은 채권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현 상황을 현금 확보의 적기로 판단하고, 사모채 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리 매력도가 부각되는 덕분에 수급이 받쳐주고 있어서다. 아울러 채권 투자심리가 언제 사그러들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공존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풍부한 수급은 펀드시장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연초 이후 국내 채권형펀드에는 3조6765억원(8일 기준)의 투자금이 몰렸다.

특히 1년물 이하의 초단기 채권에 2조5672억원이 들어왔다.
금리인하의 방향성에 대한 이의는 없지만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짧은 투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될 점도표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올해 (기준)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하겠지만 금리인하 횟수가 지난해 12월 밝힌 세 차례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도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명의 위원이 (기준)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은 데다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채권)금리가 하락했다"면서 "다만, 2월 소비자물가가 재차 반등하는 등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3·4분기나 돼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 확인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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