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런 감독, 오스카 한 풀었다…'오펜하이머' 7관왕

      2024.03.11 18:29   수정 : 2024.03.11 19:47기사원문

27년차 부부이자 영화 동지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과 엠마 토머스 프로듀서가 영화 '오펜하이머'로 오스카 7관왕에 올랐다. '오펜하이머'가 10일(현지시간)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남우주·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을 수상하며 최다 수상작이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처럼 오스카의 부름을 뒤늦게 받은 놀런 감독은 이번에 무관의 설움을 한꺼번에 날렸다.

이변없이 작품상을 수상하자 엠마 토머스는 "이 순간을 너무나 오래 바라왔다"며 "이런 멋진 영화가 탄생한 건 놀런 감독과 함께한 덕분이다. 놀런 감독은 유일무이한 천재 감독"이라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놀런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놀라운 제작자이자 우리의 모든 영화를 같이 제작해주고 아이도 함께 만들어준 엠마 토머스에게 고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놀런 감독과 오래 호흡을 맞춘 킬리언 머피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역할로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오펜하이머와 반목하는 스트로스 제독을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역시 첫 오스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머피는 "정말 압도되는 느낌"이라며 "가장 만족스러운 제 작품이다. 놀랍도록 훌륭한 팀과 일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 모두가 평화를 이 땅에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랐다"고 부연했다.

배우 엠마 스톤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로 생애 두 번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라라랜드'(2016) 이후 다시 무대에 오른 스톤은 "너무 감격스럽다"며 울먹였다. "패닉 상태"라고 밝힌 그는 "감독님이 이런 순간이 오면 그건 우리 팀에 대한 것이다, 이런 것이 영화 만들기의 아름다움이라고 하셨다"며 "모든 분들과 (수상의 영광을) 함께 나눈다. 요르고스 감독님, 벨라 벡스터로 살게해 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로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셀린 송 감독과 '엘리멘탈'로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피터 손 감독의 수상은 아쉽게도 불발됐다.

각본상은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에 돌아갔다. 또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에 이어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이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며 올해는 일본 영화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40년 전 할리우드에서 '스타워즈' 등에 참여했다고 밝힌 제작진은 "우리가 이 상을 탄 것은 (할리우드 밖에서 일하는) 모두에게 기회가 있다는 증거일 것"이라며 감격해 했다.

한편, 이날 고(故) 이선균의 모습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인 메모리엄(In Memoriam)' 영상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는 아들 마테오와 함께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부르며 고인들을 추모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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