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압류자산 이익금 최대 4.3조원 우크라에 지원 모색
2024.03.12 06:59
수정 : 2024.03.12 07:59기사원문
유럽연합(EU)이 압류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우크라이나에 연내 최대 30억유로(약 4조3000억원) 지원하기로 목표를 설정했다.
러시아 자산 압류가 법적으로 타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EU의 우크라이나 전쟁비용 지원이 벽에 막힌 지금 가장 손쉬운 해결방안이 압류 러시아 자산 이익금을 푸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 압류자산 이익금을 올해 20억~30억유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이 하원 공화당의 반대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유럽이 공백을 최대한 메우기 위해 신속히 움직이는 것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FT는 EU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집행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기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EU 회원국들의 승인이 떨어지면 집행위가 1차로 오는 7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집행위는 다음주 EU 정상회의에 관련 의제를 제출할 계획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압류자산을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에 투입하는 것보다 우선 부족한 전비를 충당하는데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회원국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EU 청산결제기구인 유로클리어를 통해 러시아 자산 약 1900억유로(약 272조원)를 압류했다. 여기서 발생한 이익금은 현재 38억5000만유로에 이른다.
EU 관계자자들은 우크라이나에 올해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은 금리에 좌우된다면서 20억~30억유로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U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로클리어를 통해 러시아 압류자산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2027년까지 모두 200억유로(약 28조7000억원)에 이른다.
EU는 당초 유로클리어를 통해 압류한 러시아 자산을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지원이 하원에서 막히자 일단 급한 불부터 끄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가 당장 필요한 전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비롯해 일부 회원국 수장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
EU가 유로클리어를 통해 압류한 러시아 자산 활용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유로클리어는 러시아로부터 잇단 소송에 휘말려 있다.
개인투자자 자산 압류와 관련해 러시아에서 유로클리어를 상대로 한 소송만 100건이 넘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