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生과일, 서민은 주스"...과실물가 소비자물가 대비 37.5%↑
2024.03.12 15:43
수정 : 2024.03.12 15: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아득히 웃돌며 역대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은 40.6%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보다 37.5%p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과실 물가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1985년 1월 이후 약 40년 내 최대 격차다.
2%대 안팎을 오고가며 안정세에 접어드는 소비자 물가와 달리 과일 물가는 여전히 널뛰기 중이다.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이 40.6%로 1991년 9월(43.7%)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로 1999년 3월(77.6%)과 작년 10월(74.7%)에 이어 역대 세 번째 '70%대'로 올라섰다. 사과 가격 폭등은 이상기온으로 사과 수확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사과 가격이 오르며 대체제인 다른 과일 가격도 덩달아 오름세에 올라타는 모양새다. 배 물가 상승률은 61.1%로 1999년 9월(65.5%) 이후 24년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복숭아 물가 상승률이 63.2%로 1976년 7월에 기록한 기존 최고치(61.2%)를 경신했다.
이 밖에도 감(55.9%), 참외(37.4%), 귤(78.1%) 역시 역대 최고폭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은 품목조차 수박(51.4%), 딸기(23.3%), 체리(28.0%) 등으로 3%대의 소비자물가와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반면 과일가공품의 경우 신선과일류 대비 낮은 6.8% 수준의 인상만을 기록했다. 주스류 역시 2.6%로 소비자물가 인상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검역 등 요인으로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신선과일에 비해 외국산 원자재 도입에 어려움이 적어서다.
농식품부는 올해 설 성수기에 690억원을 투입해 농축산물 할인 행사를 지원한 데 이어 이달과 다음 달에도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에 모두 43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할인지원 예산 1080억원 가운데 920억원 가량을 상반기에 소진하는 셈이다.
수입 등 공급확대도 해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통상 검역협상 완료에 8.1년이 소요됐다"며 "과학적 입증 과정이 필요한 만큼 검역협상 완료 시점을 속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