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명가’로 보폭 넓히는 LG전자

      2024.03.12 18:09   수정 : 2024.03.12 18:09기사원문
LG전자가 전략적 투자를 통해 '가전 명가'에 이어 '로봇 명가'로 자리매김에 나섰다.

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시티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의 지분을 취득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미래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점찍은 배송, 물류 등 상업용 로봇 사업의 역량 고도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지분투자가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가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진행하는 전략적 투자라는 입장이다.
주식매매거래가 종결되면 LG전자는 단일주주 기준 베어로보틱스의 최대지분 보유자가 된다.

2017년 설립된 베어로보틱스는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테크 리드로 근무했던 하정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AI 기반 자율주행 실내배송로봇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동 창업자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해 구글 등 빅테크 출신 엔지니어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오픈 플랫폼 기반의 로봇 개발 역량은 글로벌 톱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상업용 로봇 소프트웨어의 플랫폼화 △다수의 로봇을 제어하는 군집제어 기술 △클라우드 기반 관제 솔루션 분야 등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상업용 로봇 사업은 주로 배송과 물류 등 서비스 영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전 방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이번 전략적 투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중인 로봇 사업의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상업용 로봇의 패러다임이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SDR)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상업용 로봇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경우 다양한 공간에서 수많은 로봇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구조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 로봇의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의 표준화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이 이번 전략적 투자 결정을 이끈 것으로 전해진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임바디드 AI(시각·언어·행동모델 기반 신체를 가진 AI)나 로봇 매니퓰레이션 고도화 등 차별화 기술 영역과 접목해 다양한 기회를 탐색하며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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