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인정받은 기아… 해외 RV 가격 13.5% 올랐다

      2024.03.12 06:00   수정 : 2024.03.12 18:09기사원문
전 세계 3위 완성차 그룹으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팔리는 주력 차종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일본이나 유럽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제는 한국산 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고, 품질 경쟁력까지 입증하면서 이른바 '제값 받기'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기아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가 해외 시장에서 판매한 레저용 차량(RV)의 평균 판매가격은 577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5090만원)과 비교해 13.5% 증가한 수치다. 2년 전인 2021년(4546만원) 대비해선 27.1% 급증했다.
미국, 독일, 호주 등 각 지역의 대표시장 판매가격에 말일 기준 환율을 적용한 단순 평균가격이며, RV에는 미니밴인 카니발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쏘렌토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자재 가격과 물류 비용이 상승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최근 기아의 가격 인상폭은 평균을 크게 웃돈다. 과거 기아는 이른바 '가성비'를 내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해왔다. 이 같은 전략은 한 지붕 아래에 있는 현대차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고, 품질도 일본이나 유럽차 못지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제값 받기 전략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선 대당 판매단가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대수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아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78만2451대로 현지 진출 이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기아가 개발한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트림별 가격이 3만6190~5만3385달러(약 4750만~7010만원)에 이르는 고가 차량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만 미국에서 11만대가 넘게 팔렸다. 편의장비 등 옵션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기아 쏘렌토 휘발유 4륜구동 차량의 경우 미국 시장에선 고급 트림 가격이 4만3990달러(약 5770만원)부터지만, 국내에선 4425만원부터 시작한다.
상대적으로 미국 가격이 더 비싼 셈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질주하고 있다.
기아의 지난해 유럽 판매대수는 57만2297대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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