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확보"… 스타트업 투자 늘리는 식품업계
2024.03.12 18:10
수정 : 2024.03.12 18:10기사원문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후 농심과 하이트진로는 국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CJ제일제당은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그간 투자에 소극적 행보를 보이던 대상, 풀무원, 롯데웰푸드도 생분해 소재 및 세포 배양육, 밀키트, 식사구독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집행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7월 미스터아빠, 에이라이프, 한국농업데이터, 나누, 타이드풀, 엔티에 투자했다. 원산지 조달 온·오프라인 식자재 유통업체 미스터아빠에 5억원을, 대체육 원료로 꼽히는 식물성 조직 단백질 최적화 기술 개발업체 에이라이프에 2억원을 넣었다.
하이트진로는 2022년에도 스마트팜 솔루션 제공업체 퍼밋과 식재료 비교 주문중개 플랫폼 엑스바엑스 등에 투자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의 행보도 눈에 띈다. 지난해 3월 미생물 배양으로 해산물 맛의 대체 단백질을 개발하는 미국 푸드테크 아쿠아 컬처드 푸즈에 9억8000만원을 투자했다. 앞선 2022년에는 비건식품 개발업체 뉴 컬처, 식용색소 개발업체 마이크로마에 각각 24억2000만원과 6억5000만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부터 2019년까지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의 대형 상장사들의 스타트업 투자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건강과 온라인 쇼핑 등 코로나19로 수요가 늘어난 분야에서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농심과 삼양사도 건강한 일상을 지향하는 스테이튠, 진원온원, 달챠컴퍼니 등에 투자했다. 농심은 2021년 비욘드넥스트, 크리에이터스랩, 스테이정글 등 건강 관련 기업을 비롯해 로봇 주방 자동화업체 퓨처키친과 3D 프린팅 대체육을 개발하는 비페코에도 관심을 보였었다.
식품 상장사들은 대체로 시드나 시리즈 A(프리 A 포함) 단계의 초기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식품업계 트렌드 변화를 파악하고, 추후 본업과의 시너지 창출 및 푸드테크 신사업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장기 투자로 판단된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은 "지난 2021년 식품 상장사의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경쟁이 치열하고 성장이 제한된 주류업에 대한 고민이 하이트진로의 투자로 이어지고 있고, 배양육 등 대체식품 분야에 집중하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미래먹거리와 성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