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정신장애와 밀접한 관련.."창의성·우울증 96% 유전변이 공유"
2024.03.13 11:31
수정 : 2024.03.13 11: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복잡한 연관성이 유전체 수준에서 밝혀지며 창의성이 정신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속설에 대한 새로운 결과가 나왔다. 창의성 연관 유전변이와 정신장애 사이의 연관성이 높고, 실제 창의성과 우울증은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지만 항상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팀(김혜진, 안예은, 윤주현 연구원)은 창의성과 정신장애 간 유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조성을 규명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가한 유럽인들 24만여 명의 351개의 직업에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해 얼마나 창의적인 직업에 종사했는지를 수치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실시한 결과, 직업에 기반한 창의성 점수와 연관된 25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했다. 이를 통해 관련 변이들이 뇌 조직 중 특히 해마와 대뇌 피질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복잡한 연관성을 유전체 수준에서 밝혀냈다는 점이다. 창의성과 연관이 있는 유전변이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도 정신장애와도 연관성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창의성과 우울증은 서로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유전변이가 창의성과 정신장애에 항상 같은 방향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창의적이라거나 창의적인 사람들이 정신장애에 취약하다는 속설과는 다른 결과다. 같은 유전변이가 개인별로 다르게 작용하는 기전을 밝힌다면 창의성 뿐만 아니라 정신장애의 유전적인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전적인 요인을 통해 전체 창의성의 약 7.5% 수준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명우재 교수는 “창의성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많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정신장애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