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억대 연봉'?… 대기업 사외이사들 '찬성표'만 던졌다

      2024.03.13 10:04   수정 : 2024.03.13 10: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의 90%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에 대해 보류와 기권을 포함한 반대표를 한 번도 던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외이사 연봉 '2억원' 시대가 열렸지만, 소위 '거수기' 역할만 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매출 기준) 중 지난 8일까지 주주총회소집공고 보고서를 제출한 181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100%인 기업은 163곳(90.1%)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전년 1 59곳(87.8%)보다 늘어난 수치다.

총수가 있는 기업 164곳 중에서는 150곳(91.5%)이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100% 찬성했다.
총수가 없는 기업 17곳 중에서는 13곳(76.5%)이 100% 찬성률을 보였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전체 안건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찬성률은 99.3%에 달했다.

이 가운데 1인당 평균 연봉이 2억원을 넘는 삼성전자(2억320만원)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에 100%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현대차(1억1830만원) △LG전자(1억430만원) △현대모비스(1억280만원) △삼성물산(1억4620만원) 등 5곳의 사외이사들도 단 한 번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CEO스코어는 전했다.

이 중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우 전년 대비 사외이사 1인당 평균 급여가 각각 11.5%, 9.8% 증가했다.

조사대상 기업 중 금융지주(KB·신한·하나) 3곳의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도 모두 100%로 집계됐다.


전체 기업 중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가장 낮은 기업은 유한양행으로, 찬성률이 90.0%였다. 이어 SK가 90.7%로 뒤를 이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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