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 오늘 오후 종료

      2024.03.14 10:28   수정 : 2024.03.14 18: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미 군 당국이 지난 4일부터 휴일 없이 연속으로 열하루동안 진행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이 14일 오후 마무리된다.

■두 배 늘어난 야외 기동훈련, 다영역 작전 숙달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FS 연습은 최근 전쟁 교훈 등 변화하는 위협과 안보 상황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특히 북핵 위협 무력화 등에 중점을 두고 지상·해상·공중·사이버·우주자산 등 활용한 실전적 다영역 작전 숙달 훈련이 진행됐다.



한미 군 장병들은 이번 FS 연습 기간에만 48차례의 대규모 야외기동훈련(FTX)을 시행했다. 지난해 FS 연습 때 이뤄진 23차례의 FTX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12개 유엔군사령부 회원국도 연습에 참여했다.

북한은 지난 6∼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서 우리측 최전방 초소(GP)와 수도권을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우리 서해 5도 상공을 향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신호를 발사했으나,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의 '로키'(low-key) 행보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북한은 지난해 상반기 한미 연합연습 기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발사했고, 북한 주장 핵 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시험했다. 북한은 지난해 하반기 연합연습 때도 순항미사일과 군사정찰위성 등을 발사했다.

이번 FS 연습 기간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로 전개는 공개된 바 없다. 하지만 북한은 FS 연습 종료 후에도 언제든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미 전략자산의 이후 한반도로 전개될 가능성도 남아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핵 사용을 상정한 훈련은 오는 8월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 프리덤실드) 연습 때 처음 실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2차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에 대비한 핵 작전 연습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초 FS 연습 때 함께 시행됐던 한미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 또한 UFS 연습 때 실시될 예정이다.

■北 4월 정찰위성 발사 등 도발 나서나

북한은 지난달 14일 원산 동북방 해상에서 순항미사일 도발 이후 전날까지 28일간 올해 들어 가장 긴 '미사일 도발 공백기'를 보내고 있다.

전문가 일각에선 북한이 현재는 중·러와의 밀착, 체제 공고화에 집중해 도발을 미루고 있으나, 주요 기념일이 몰려 있는 4월엔 정찰위성 2호기 발사 등 대한민국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다양한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월에 북한의 대형 기념일이 집중돼 있다. 11일은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 기념일이며, 13일은 김정은의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기념일이다. 15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25일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이다.

북한은 중국의 주요 정치 일정과 국제행사 때 도발을 자제해 왔지만 최근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양회'가 지난 11일 마무리됐다. 러시아는 오는 17일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후 북한의 도발 재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이 최근 북한 동창리에 새로운 발사대가 준공되고 있는 것이 관측돼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도 올해 정찰위성 3개를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2분기 내에 정찰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정은의 13일 탱크부대 간 대항훈련경기 현지지도 의미는

이런 가운데 김정은이 신형탱크를 운영하는 부대를 시찰하고 '전쟁준비'가 '만족스럽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의 발언은 정치, 군사, 무기체계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한반도에서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정치적·외교적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지의 현시라고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관영 대외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정은이 전날 조선인민군 땅크(탱크)병대연합부대간 대항훈련경기를 지도했다고 공개하며 대남 전쟁의지를 다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내 선전매체 노동신문도 “(김정은 총비서가) 오늘 땅크병대항경기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신형주력땅크에 오르시여 직접 땅크를 몰아가시며 투철한 대적관·전쟁관을 깊이 새겨주고, 전쟁 준비 완성의 비약적 성과에로 이어나갈 데 대한 강령적 과업들을 제시하셨다”고 보도했다.

이 ‘신형주력땅크’는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돌 경축 열병식 때 처음 공개됐는데, 실전 배치가 이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근위 서울류경수105땅크사단은 적의 수도를 점령했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고 전통이 있는 부대”라며 “전군의 모든 부대·구분대들이 오늘 대항경기에 참가한 제105땅크사단 관하 구분대들처럼만 준비돼도 전쟁준비에 대해서는 마음을 푹 놓겠다”고 만족을 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정치 차원에서 김정은의 지시로 북한 군부는 작년말 전쟁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그의 현지 지도는 자신의 지시가 현장에서 실제로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전파하려는 정치적 강압 시도"라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김정은이 탱크부대를 시찰은 한미연합연습 종료 하루를 남겨둔 시점"이라며 "전시에 대비한 방어연습인 한미연합연습을 명분으로 자신의 군사적 행보 강화를 한미의 탓으로 돌리려는 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 센터장은 "최소한 제1격 수준으로는 핵무장을 완성했다고 판단한 북한이 최근 재래식 전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북한 내부적으로는 북한주민의 결속력을 높이려는 의도를 포함해 해상 및 공중 무기뿐 아니라 신형탱크 현시로 지상무기의 전력도 강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한미 군당국은 북한의 위협을 국지도발 위협, 전면전 위협, 핵위협으로 나누어 대응하는 과거 대응 공식에서 혁신적으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진단하고 "이번 FS 연습을 통한 핵·재래식통합작전(CNI)은 이러한 노력의 시작일 뿐 완성품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지난해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최첨단 전투기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주장하는 김군옥영웅함을 진수했으며 신형 수상함도 작전배치된 상태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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