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참으면 된다? 알레르기 비염 그냥 두면 만성기침 생겨요
2024.03.15 04:00
수정 : 2024.03.15 18:07기사원문
■알레르기 중 가장 흔한건 '비염'
알레르기는 환경적인 인자와 유전적인 소인에 의한 면역반응으로 정상과는 다른 반응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가루 △약물 △음식물 △화학물질 △반려동물의 털 △진드기 등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비염이나 천식 등의 질환이 유발될 수 있고 피부 두드러기에서 혈관부종, 아낙필락시스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의 관리 및 치료를 위해서는 증상에 대한 질환을 진단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고 회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 장기간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봄철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대개 물 같은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 코막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콧속 간지러움, 눈 충혈·간지러움, 냄새 감각 감소, 두통 등 증상도 동반한다. 눈에도 영향을 줘 양쪽 눈이 가려운데 특히 콧등 바로 옆, 눈 안쪽 모서리가 가렵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염증이 모든 증상의 원인이라는 것과 눈의 가려움증도 코의 염증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선 반드시 항염증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부비동염이나 축농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중이염, 결막염도 자주 동반된다"며 "비염 환자의 약 30% 정도는 천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으며 코막힘으로 입을 벌리고 자다 보면 치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치료, 3~5년 정도 걸려
치료법은 크게 △회피 요법 △대증 요법 △면역 요법 등이 있다. 원인물질인 항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검사는 두 종류로 여러 종류의 알레르기를 한꺼번에 검사하는 다중 알레르기 항원 검사(MAST)와 몇 가지 의심되는 특정 항원을 선택해서 검사하는 ImmunCAP 방식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MAST 검사를 시행하지만 특이도가 높은 ImmunoCAP 검사를 하면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피부반응검사는 피부에 소량의 원인물질을 주입해 피부 반응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면역치료의 대상이 되는 항원을 찾거나 면역치료의 효과를 판정하기 위해서 시행된다. 회피 요법은 알레르기 반응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아 그 물질을 피하는 방법이다. 알레르기 치료 중 하나인 면역요법은 말 그대로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주는 치료법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조금씩 주사로 투여하거나 혀 밑에 떨어뜨려 해당 물질에 대한 예민함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코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기관지 증상까지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면역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주로 증상이 심하거나 사회활동이 많은 젊은 환자 또는 약물 치료가 힘든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몸의 면역 체계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보통 3년에서 5년 정도가 걸린다.
서울성모병원 알레르기내과 이숙영 교수는 "알레르기는 완치도 안되는데 약 내성만 생기고 장기가 상하는 게 아닌가라며 약을 먹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지금까지 나온 알레르기 억제약 중 간이나 콩팥 등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준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 알레르기 주요 범인 '집먼지 진드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아파트에서도 쉽게 서식하는 집먼지 진드기가 꼽혔다. 최근 국내 연구진들이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 성인 19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MAST 검사에서 알레르겐 중 집먼지 진드기 일종인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와 유럽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들의 47개 알레르겐의 감작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가 전체 대상자 중 34.0%의 감작률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는 다른 집먼지 진드기에 비해 낮은 습도에서도 잘 서식하는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아파트형 서구식 주거환경에서 잘 발견된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강성윤 교수는 "봄이나 가을에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가장 알레르기 위험에 노출되는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로 나타났다"며 "알레르겐은 환경과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일상 속 알레르기 예방법
알레르기 비염에 영향을 미치는 꽃가루는 건조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 더 심하게 나타난다. 대기 중 농도는 오전 5시부터 10시까지 가장 높으므로 이러한 날이나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얼굴과 손을 잘 씻고, 외부에서 옷을 잘 털고 들어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안을 세척해 주면 꽃가루나 오염물질, 염증반응 매개물질, 점액 등을 제거해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경수 교수는 "한국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나 한국환경공단 등에서 대기 중 꽃가루 농도에 대한 예보나 지역별 통합대기환경지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참고할 수 있다"며 "코막힘이 너무 심하거나 수면에 문제가 있드면 국소 항울혈제 스프레이도 도움이 된다. 다만, 국소 항울혈제 스프레이는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5일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